[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정치는 결국 시민의 하루를 지키는 일이다.
거창한 담론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현실이다. 한 달 생활비가 걱정되고, 일자리가 불안하고, 갑작스러운 재난 앞에서 내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는 순간 지방정치의 존재 이유는 더욱 선명해진다.
대전광역시의회가 새로운 의정구호로 내건 ‘시민의 일상, 의회가 함께 하겠습니다’는 그래서 단순한 문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앞으로 4년 동안 의회가 무엇을 바라보고, 누구를 위해 일할 것인지에 대한 시민과의 약속이다.
제10대 대전시의회가 출범하며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답을 찾고, 민생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것이다.
지방의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행정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감시하며, 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만드는 데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 재정 위기 시대, ‘무엇을 줄이고 무엇에 투자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대전시가 마주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지방채 규모는 빠르게 증가했고, 재정자립도는 낮아졌다. 올해만 수천억 원 규모의 재정 부족이 예상되고 앞으로 구조적인 지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재정이 어려운 시대에는 행정의 선택이 곧 시민의 삶이 된다.
모든 사업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행정은 아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사업과 그렇지 않은 사업을 구분하고,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다.
대전시의회가 강조한 ‘선택과 집중’은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효과가 불분명한 사업은 과감히 점검하고, 절감된 재원은 시민들이 실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민생 회복과 미래 투자에 사용해야 한다.
정책은 이름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청년 지원 정책도, 지역화폐 정책도, 주거 정책도 결국 기준은 하나다.
“시민에게 실제 도움이 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
■ 예산 심사와 행정 감시, 시민 눈높이가 기준이어야 한다
다가오는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는 대전시의회가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줄 첫 번째 시험대다.
추경은 단순히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는 절차가 아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전달하는 회복의 장치다.
따라서 예산 심사의 기준은 숫자와 사업 규모가 아니라 시민 체감이어야 한다.
얼마를 투입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를 봐야 한다.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은 집행부의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는 것도,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꼼꼼히 살피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 안전에는 과함이 없다…예방 중심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민생과 함께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 바로 안전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폭염, 화재와 각종 사회적 재난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됐다.
안전은 사고가 발생한 뒤 얼마나 잘 수습하느냐보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얼마나 준비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노후 기반시설, 재난 취약지역, 생활 속 위험 요소는 시민들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현실이다.
의회의 역할은 현장을 찾고 문제를 발견하며, 그 해결책이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책상 위 행정보다 현장 속 시민의 목소리가 먼저여야 한다.
■ 22명의 의원이 만드는 시민 중심 의회로 기억되길
조성칠 대전시의회 의장은 “의장이 앞에 서기보다 22명의 의원 모두가 시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의회의 진정한 힘은 한 사람의 리더십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시민을 향해 움직일 때 나온다.
시민은 더 이상 정치적 수사에 감동하지 않는다.
약속보다 결과를 보고, 말보다 변화를 평가한다.
‘시민의 일상, 의회가 함께 하겠습니다.’
이 구호가 4년 뒤에도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으려면 분명한 답이 필요하다.
시민의 삶은 실제로 나아졌는가.
시민은 의회가 가까워졌다고 느끼는가.
대전은 더 안전한 도시가 되었는가.
결국 의회의 성적표는 시민의 일상 속에서 매겨진다.
새로운 의정구호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의 이름으로 남기를 기대한다.
대전시의회의 4년은 이제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의 기준은 하나다.
시민의 오늘을 지키고, 시민의 내일을 준비하는 의회인가.
그 답은 앞으로의 실천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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