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싱과 보이스피싱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되는 가운데 정부와 민간 보안기업이 악성문자를 발송 단계에서 차단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사후 탐지 중심에서 발송 이전 예방 중심으로 보안 체계가 이동하는 흐름과 맞물려 관련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AI 보안기업 에버스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악성문자 사전차단체계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스미싱을 비롯한 악성문자 위협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악성문자 탐지 기술과 위협 정보를 연계해 국민 피해를 줄이는 것이 협력의 핵심이다.
이번 협약은 올해 4월 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과도 맞닿아 있다. 법 개정으로 특수유형 부가통신사업자의 등록 요건이 강화되면서 문자중계사와 문자 재판매사는 악성 URL과 개인정보 탈취 문구를 자동 탐지하는 '사전차단체계'를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기존에는 문자 발송 이후 신고나 탐지를 통해 대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피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후 대응만으로는 범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에버스핀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문자백신'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문자백신은 메시지가 발송되기 직전 AI 분석 엔진이 약 0.5초 안에 URL 구조와 생성 패턴, 경유지, 글로벌 정상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DB) 등을 종합 분석해 위험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해당 기술이 신종·변종 스미싱까지 99.9%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 환경에 맞춘 도입 방식도 제공한다. 자체 시스템에 직접 적용하는 '게이트웨이형(Type B)'과 상위 사업자 시스템을 활용하는 '위탁연계형(Type C)'을 지원해 다양한 문자 사업자의 규제 대응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문자백신의 기반에는 에버스핀의 피싱 방지 솔루션 '페이크파인더(FakeFinder)'가 적용됐다. 핵심 기술인 화이트리스트는 전 세계 정상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위·변조된 악성 앱 접근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해당 기술이 국내 금융권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에버스핀이 모바일 앱 보안 중심 사업에서 문자 메시지 보안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시장 확산 여부는 법 개정 이후 문자 사업자들의 시스템 구축 속도와 운영 성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미싱 수법이 AI를 활용해 빠르게 진화하는 만큼 탐지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오탐을 최소화하는 기술 경쟁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보안 업계에서는 위협 정보 공유와 민관 협력 체계가 확대될수록 대응 속도와 예방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버스핀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발신 이후 대응이 아닌 발신 이전 차단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안전한 문자 메시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 KISA와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버스핀은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 삼성카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저축은행중앙회, SBI저축은행, 헥토파이낸셜 등 국내외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150여 곳에 보안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2017년과 2025년 두 차례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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