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포퓰리즘 정당 소속 외교장관…9살때 이민온 의원에 "너희 나라로 돌아가"
럭슨 총리 등 연정 파트너들도 난감…"그는 '관심종자'"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우파 포퓰리즘 정당 소속 뉴질랜드 외교부 장관이 중국계 의원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멍청이"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가 주뉴질랜드 중국대사관이 항의하는 등 외교 마찰로 번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교장관은 의회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녹색당 소속 로런스 쉬난 의원으로부터 "백신을 맞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피터스 장관은 "네가 여기 온 지 5분밖에 안 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조롱성 비유를 하며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답했다.
이어 당신이 온 곳에서는 그렇게 거짓말할지 몰라도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네가 온 곳으로 돌아가라. 이 떠버리(loudmouth)야"라고 비난했다.
중국 톈진에서 태어난 쉬난 의원은 9살 때인 1994년 뉴질랜드로 이주, 시민권을 취득한 뉴질랜드 국민이다.
이에 대해 쉬난 의원은 피터스 장관이 우파 연립정부의 실정에서 관심을 돌리려고 이민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계 이민자를 겨냥한 피터스 장관의 막말에 대해 주뉴질랜드 중국대사관은 "특정 정치인이 중국과 관련해 행한 부정적인 발언"에 대해 뉴질랜드 외교부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왕샤오룽 주뉴질랜드 중국 대사도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다른 나라의 국내 정치에 휘말리는 것을 절대적으로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때로는 발언이 그 말을 한 사람에 대해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피터스 장관은 이날 "중국 대사관의 발언은 내가 어제 의회에서 주장한 점을 그저 입증할 뿐"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포함하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며 "만약 이것(자신의 발언)이 이를 '위험하다'고 낙인찍는 겁쟁이들과 공산당 앞잡이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면, 뉴질랜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피터스 장관은 뉴질랜드 국민당(49석), 뉴질랜드 행동당(11석)과 함께 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한 포퓰리즘·반(反)이민 성향 뉴질랜드 제일당(8석)의 당 대표다.
피터스 장관의 막말에 대해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과 행동당 측도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국민당 대표 자격으로 성명을 낸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윈스턴 피터스는 뉴질랜드 국민이 직면한 문제 대신 언론과 다른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아 온 오랜 전력이 있다"며 "이번 사건도 그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국민당의 시미언 브라운 보건부 장관도 윈스턴 장관 발언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행동당 소속 데이비드 시모어 부총리는 피터스 장관이 "관심을 끌려는 사람"이라면서 그의 발언에 관심을 갖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 노동당의 캐멀 세풀로니 의원은 "그 발언은 극도로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이라며 정부에 윈스턴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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