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 초고령사회의 마지막 사회안전망이라 불리는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2019년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래 7년 만의 전면 시행이다. 그로부터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시행 100일 동안 전국에서 4만6천215명이 통합돌봄을 신청했고 이 중 3만7천304명이 서비스를 연계받았다. 이용자 1인당 평균 3.3건의 서비스를 제공받았으며 가사·이동 지원을 포함한 일상생활 돌봄이 43.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책이 빠르게 안착하는 모양새다. 기존의 의료 중심체계에서 벗어나 삶의 터전 중심인 ‘생활 돌봄’으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성과의 뒤편에는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구조적 한계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 있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지역별 격차’와 ‘공급 인프라의 한계’다. 노인 1만명당 신청자 수가 지역에 따라 무려 4배 이상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돌봄 인프라의 극심한 지역별 불균형을 그대로 반영한다. 의료·돌봄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농촌이나 인구감소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연계하고 싶어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자체가 제한적인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낮은 정책 인지도도 걸림돌이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국민의 42.9%가 통합돌봄 시행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 94.7%가 통합돌봄이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 기대했고 이용 의향 또한 93.9%에 달할 만큼 뜨거웠다.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높은 공감과 실제 현장에서의 접근성 사이에 거대한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6월30일 정부가 발표한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은 시의적절한 정책적 돌파구를 제시한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에서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참여를 확대하고 공공 우선 구매나 민간위탁 시 이들 조직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행정의 정교한 계획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융합 시너지로 이어지기 위한 세 가지 핵심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공공 공급망의 공백을 ‘지역 맞춤형 사회연대경제 조직’으로 채워야 한다. 정부나 대형 민간 자본의 공급망이 닿지 않는 농어촌 및 취약지역에 주민들이 스스로 출자하고 운영하는 돌봄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진입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사회연대경제의 혁신성을 활용해 지역특화 서비스를 다변화해야 한다. 통합돌봄 100일간 제공된 서비스 중 지방정부가 자체 개발한 지역특화 서비스 비중은 37.4%에 달했다. 병원 동행, 반찬 배달, 주거환경 개선 등 주민들의 욕구는 다변화돼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둔 사회연대경제 조직은 공공이 표준화하기 어려운 이러한 틈새 수요에 가장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다.
셋째, 지자체는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통합돌봄의 당당한 주체로 육성해야 한다. 통합돌봄 조례에 ‘사회연대경제 육성’을 명시해 제도적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경기 광명시의 사례는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해야 할 훌륭한 이정표다.
현장을 바꾸는 두 제도의 거대한 화학적 결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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