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30일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민의힘의 반대 속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면서, 법안은 필리버스터 종료 가능 시점인 24시간 후에 처리될 전망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주도로 형소법 개정안을 일방 상정했다. 해당 법안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고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 각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주요 조항으로 담겼다.
법안 상정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장 바깥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최근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장윤기 증거조작' 사건을 들어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력이 아니다. 피해자를 지켜주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경찰은 무능하고 검찰은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완수사는) 경찰의 초동수사가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찰 초동수사를 다시 한번 걸러내는 견제의 장치"라고 했다. "보완수사권을 검찰의 권력이라고 주장하는 민주당 의원들이야말로 국민이 위임한 입법권을 무한한 권력처럼 무차별하게 휘두르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위법수사가 확인될 경우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이번 형소법 개정안 내용과 관련해 "보완수사권 폐지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취소를 맞거래한 추악한 이면계약"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오늘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법상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는 시작 24시간 후인 31일 오후 4시께 종결 투표가 가능해 지고, 직후 국회는 형소법 개정안 표결을 진행하게 된다.
반면 민주당은 △형소법 개정안 발의를 위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쳤으며 △보완수사권 폐지 시 예상되는 우려 지점들도 충분히 반영한 법안을 마련했다고 반박하며 강행 처리를 재차 시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형소법 개정안 제안 설명에서 "(법안은) 검사에게 보완수사 요구권과 시정 조치 요구권, 재수사 요구권을 부여하여 수사의 적정성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필요한 경우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하여 보완수사,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보완도 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성폭력 범죄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피해자가 사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도 "아동학대,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주요 범죄는 반드시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했다"며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 대상을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로까지 확대하고, 재정신청의 관할법원을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변경하여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 재판취소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법원의 공소기각 관련 조항에 대해서도 "이번 개정내용은 대법원이 수십년 간 확립한 법리를 반영한 것으로 중대한 위법수사와 공소권 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인 안전장치"라며 "특정인을 위한 졸속개정이라는 악의적 프레임에 의한 정치적 공세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여야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선관위 특검법)에 대해서는 본회의 직전 원내대표단 간의 극적 합의를 이뤘고, 본회의에서 이를 합의 처리했다.
쟁점이었던 특검 임명 절차와 관련해선 여야 교섭단체가 각 3명씩 추천해 구성한 특검후보추천위에서 대한변호사협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 각각 3명씩 추천한 후보자 6명 중 2명을 합의해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그 중 한 사람을 대통령이 특검으로 임명하도록 했다.
특검의 수사 범위엔 △투표율 집계 조작 등 선거관리 시스템 전산입력 오류 및 선거통계 조작 의혹 사건 △선거관리 시스템 관리·보안 및 그 운영 실태 부실 등에 대한 의혹 사건이 포함돼, 국민의힘 강경파 측의 주장인 '선관위 서버 수사'도 가능해졌다.
특검 조직 규모로는 특검보 5명, 특별수사관 70명, 파견검사 20명 이내, 파견공무원 70명 이내로 규정했다. 수사 기간으로는 준비기간 20일, 수사기간 90일, 재연장 30일로 최대 170일이 주어졌다.
국회는 또한 선관위 사태 해결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기한을 오는 8월 30일까지 연장하는 국조특위 활동기간 연장안을 합의로 처리하고,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을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위원장으로 투표로 선출했다.
이번 본회의 회기에서 국회는 31일 필리버스터 종결 후 형소법 개정안을 의결한 뒤, 곧바로 '패스트트랙 기간 단축'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상황이지만, 오는 31일 자정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되면 필리버스터도 자동으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8월 임시국회 첫 번째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표결이 바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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