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같은 아파트 중도금 3억을 날렸습니다. 죽고 싶네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짧은 글이 스레드와 X,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15년 동안 돈을 모아 아파트를 계약한 뒤 중도금으로 낼 돈을 레버리지 상품에 넣었다가 절반 넘게 날렸다는 사연이다.
자신을 아파트 매수 계약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최근 온라인에 글을 올려 "처음엔 그저 남들 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로 돈 벌 때 혼자만 바보가 됐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다"고 적었다. 그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선택한 게 아파트 매수였고, 지난 15년간 악착같이 모은 돈 6억원에 대출을 조금 껴서 동탄에 작은 아파트 한 채를 계약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A씨는 "중도금까지 대략 6개월의 시간이 남았고, 계약금을 뺀 차액 5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고스란히 놔두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레버리지 교육을 듣고 투기를 한 게 이 종목"이라고 했다.
초반의 수익은 그를 들뜨게 했다. A씨는 "처음엔 하루 건너 하루 월급 수준의 돈이 벌리니 세상이 쉬워 보였다"며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첫째 딸과 둘째 딸에게 아이폰17도 사주고 아내에게 난생처음으로 명품백도 사줬다. 행복한 나날들이었다"고 적었다.
문제는 장세가 꺾이면서 상황은 반전됐드는 점이다. A씨는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절반 이상의 손실이 났고, 대출도 안 되고 퇴직금을 다 당겨도 중도금을 낼 수 없는 형편이 됐다"고 토로했다. 계약금은 물론 앞으로 치러야 할 중도금까지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 아파트 계약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놓인 셈이다.
A씨가 손을 댄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 지수나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오를 때는 수익이 배로 불어나지만 떨어질 때는 손실도 배로 커진다. 특히 하루 단위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구조 탓에 등락이 반복되면 기초 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원금은 회복되지 않고 녹아내리는 '변동성 잠식' 현상이 나타난다.
한 네티즌은 이런 위험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처음엔 솔직히 안 믿겼는데 생각해 보니 충분히 가능하다"며 "만약 원금 6억원에 -2%가 됐으면 1200만원에서 손절했을 텐데 이건 하루에 기본 20%씩 움직이니 순식간에 -1억2000만원을 찍으니 손절도 못 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내가 겪지는 않았지만 겪었다면 생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해진 용처가 있는 돈을 변동성 상품에 넣은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주택 매수 자금은 절대 주식에 넣지 말아야 하는데 꼭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며 "원금 손실이 나면 안 되는 자본을 변동성으로 돈놀이하는 상품에 밀어 넣고 자기 계획대로 될 거라고 믿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도 "투자는 여윳돈으로 해야지 용처와 시기가 명확한 돈으로 하면 손실이 나도 버티지도 못한다"고 적었다.
책임은 결국 본인에게 있다는 냉정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이용자는 "없어도 되는 돈으로 하는 게 주식"이라며 "과욕의 결과는 참극"이라고 했다. "중요한 자산으로 도박을 한 것은 본인 선택인데 어쩌라는 것이냐" "레버리지 교육 때 위험성을 다 들었을 텐데, 개인의 선택 아니냐"는 댓글도 달렸다.
개인의 탐욕만 탓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탐욕이 화를 부르긴 했지만 미디어나 주변에서 온통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안 사면 바보처럼 취급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주식을 하라고 했더니 전부 다 도박을 한다"며 투자 열풍 자체를 씁쓸해했다.
사연의 진위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상당했다. 한 이용자는 "요즘 아파트 대출을 받으면 은행에서 매도인에게 직접 입금하는 경우도 많고 계약했다고 해서 중도금을 미리 인출할 수도 없게 막아놨을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 사는 집이 얼마기에 5억원이 남느냐. 말이 안 된다"거나 "이것저것 핫한 이야기를 긁어 만든 글 같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비슷한 처지를 털어놓는 이용자도 있었다. 한 이용자는 "내년 3월에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지금 마이너스 4억1000만원"이라며 "지금 보증금 빼고 어찌어찌하면 문제야 없는데 더 떨어지면 어찌 될지 모른다"고 적었다.
한 네티즌은 "주가 급등락 때마다 항상 나오는 사연"이라며 "이번 급등락은 IMF 사태 이래 한국 주식시장 사상 최대 급등락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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