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퇴근길에 장을 볼 때마다 가격표를 보고 망설이는 일이 잦아졌다.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인상되면서 4인 가족 식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A씨 장바구니는 할인 상품이나 저렴한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채워지기 일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가운데 식품 가격 인상에 소비자 장바구니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지출을 줄이는 데서 나아가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초저가 PB 상품을 일상적으로 선택하는 소비가 확산하면서다.
30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에 달했다. 2023년 1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월(3.1%)과 비교하면 0.1%포인트 상승한 것이며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도 같은 기간 2.0% 올랐다.
이달 말부터는 주요 식품업체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선다. 뚜레쥬르는 31일부터 식빵과 계란토스트 등 76종 가격을 평균 8.2% 올린다. 농심과 CJ제일제당도 라면과 생선구이 등 일부 제품 가격을 각각 평균 5.8%, 8% 인상한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먹거리 물가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된 상황에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이마트의 초저가 PB '5K프라이스'의 이달 1~25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약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K프라이스는 주로 5000원 이하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또 백미밥과 잡곡밥을 중심으로 상온 간편식 매출은 35% 늘었고, 콜드브루와 저당 바닐라 크림 콜드브루가 인기를 끌면서 냉장음료 매출도 88% 뛰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1000원 이하 PB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PB '오늘좋은' 백미밥 매출은 69% 늘었다. 가격 부담이 작으면서 반복 구매가 잦은 초저가 상품에 수요가 몰린 결과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GS25의 가성비 PB '리얼프라이스' 매출은 13.1% 신장했다. 최근 계란값 상승 영향으로 '리얼신선계란' 매출은 97% 급증했다. CU의 PB 매출도 55.4% 늘었다. 면류가 142.9% 증가했고 시리얼과 마른안주류도 각각 68.8%, 60.3%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PBICK 파스타 3종을 전문점 가격보다 저렴한 5500원에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고물가 상황이 길어질수록 PB 상품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초저가 상품을 늘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1000원 이하 PB 상품을 2024년 45개에서 지난달 90개로 두 배 확대했고, 신선식품·음료·과자에 집중됐던 상품군도 생활용품으로까지 넓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로 실속형 제품을 찾는 소비가 일상적인 구매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업체 간 PB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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