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국내 완성차 3사가 올해 2분기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에서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반기 반등 여부는 하이브리드(HEV) 확대와 신차 효과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 최대 매출에도 생산 차질과 원가·인센티브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KG모빌리티(KGM)는 수출 호조를 앞세워 4년 연속 상반기 흑자를 이어갔지만 2분기에는 수익성이 둔화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3사 모두 외형 성장에 걸맞은 수익성 회복이 하반기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 외형 성장 속 엇갈린 수익성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9조215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8%에 그쳤다. 글로벌 판매는 99만1885대로 6.9% 줄었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HEV 판매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 역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33조37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도매 판매도 85만1639대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조6285억원으로 전년보다 4.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0%로 현대차보다 높은 수익성을 이어갔지만 유럽 전기차(EV)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와 인센티브 확대, 제품 믹스 변화 등의 영향으로 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양사의 공통점은 '최대 매출, 영업이익 감소'다. 현대차는 부품사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기아는 EV 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한 판매 인센티브 확대와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 등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다만 현대차는 HEV 판매 확대와 환율 효과가, 기아는 판매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실적 방어를 뒷받침했다.
KGM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판매는 5만67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매출은 2조3188억원, 영업이익은 305억원, 당기순이익은 55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3년 이후 4년 연속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수출은 3만4953대로 지난 2014년 이후 12년 만에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무쏘' 신차 효과와 '토레스 EVX'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내수에서는 무쏘가 픽업 시장 점유율 입지를 넓혔다. 수출은 서유럽과 튀르키예를 중심으로 토레스 EVX 판매가 크게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상반기 41%까지 확대되며 제품 믹스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다만 2분기에는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둔화했다. 매출은 1조1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50.8% 감소했다. 판매 증가와 ASP 상승에도 판매 인센티브 확대와 감가상각비 증가가 이익을 끌어내리면서 영업이익률은 0.8%에 머물렀다.
▲ 판매량보다 수익성 회복…제품 믹스 개선이 승부처
완성차 3사의 성적표는 엇갈렸지만 공통적으로 수익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증권가는 하반기 자동차 시장에서 실적 개선의 초점이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HE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과 신차 효과, 글로벌 생산 정상화로 옮겨갈 것으로 분석한다. 수익성이 높은 HEV와 신차 투입을 앞세워 ASP와 공장 가동률을 동시에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생산 차질이 해소되면서 하반기 판매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대전 부품사 화재와 인센티브 확대, 제품 믹스 악화가 2분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하반기에는 생산 정상화와 신차 사이클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투싼 HEV와 신형 아반떼 등 대중 차급의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가 실적 회복을 견인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가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한 점도 하반기 물량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HEV 확대가 수익성 개선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2분기 이익 감소는 유럽 EV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과 인센티브 확대, 대중형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른 제품 믹스 변화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텔루라이드 HEV를 비롯해 스포티지와 셀토스 HEV 판매가 늘면서 고수익 차종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HEV, 국내와 유럽에서는 EV를 앞세운 권역별 전동화 전략이 안착할 경우 판매 성장과 수익성 회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KGM은 수출 증가세를 이어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익률 제고가 최우선 과제로 제기된다. 판매 증가와 친환경차 비중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2분기 영업이익률이 0.8%에 그친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질적인 수익성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수출 의존도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 역시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하반기 성장 동력으로는 무쏘 판매 확대와 HEV 라인업 강화, 서유럽·중동 수출 회복이 꼽힌다.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조립(CKD)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약 한 분기 지연됐지만 오는 8~9월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올해 생산 물량은 당초 목표를 밑돌 가능성이 커 CKD의 본격적인 실적 기여는 4분기 이후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차 기술 내재화가 KGM의 또 다른 해결 과제다. KGM은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차 7개 모델을 출시하고 연간 판매 20만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5%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HEV와 EV, 자율주행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자체 경쟁력으로 확보해야 수출 중심의 성장세를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완성차 업계의 실적은 판매량보다 HEV 확대를 통한 제품 믹스 개선과 이익률 회복"이라며 "현대차·기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HEV 생산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수 있지만 KGM은 판매 증가와 친환경차 비중 확대를 안정적인 흑자 구조로 연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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