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가전·모바일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끝내 적자로 돌아섰다. '철옹성'으로 불리던 모바일(MX)사업부마저 창사 이래 첫 적자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사업 반등을 위한 대응책 고심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X 부문은 2분기 연결 기준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 48조원으로 전사 매출 171조5000억원 중 약 28%를 책임지고도 이익은 전혀 남기지 못한 것이다.
손실 대부분은 모바일 사업에서 발생했다. 갤럭시 S26 시리즈와 A시리즈 등 플래그십과 보급형 라인업 전반의 견조한 판매세에도 불구하고 약 7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이 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은 사업부 출범 후 처음이다.
TV와 생활가전을 포함한 VD/DA 사업부 역시 10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다. 상반기 대형 스포츠 이벤트 수요 선점과 '국민 감사 페스티벌' 등 대규모 행사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비용 부담 탓에 영업이익은 되레 뒷걸음질쳤다.
원가 압박이 DX 부문의 발목을 잡았다. TV 사업의 경우 글로벌 디스플레이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원가 부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총 매입액은 2023년 5조8624억원에서 2025년 7조9606억원으로 2년 만에 35.8% 급증했다.
모바일 부품 가격 상승세는 더 매섭다. 올해 1분기 DX 부문이 매입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은 전년 평균 대비 12% 올랐고,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은 무려 107%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신형 플래그십 출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 둔화와 메모리 수급난에 따른 부품가 상승 여파로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부품가 폭등 속에서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 등 가전 공룡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프리미엄 TV 시장 영역까지 좁혀오는 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샤오미와 비보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한계 사업 정리와 조직·인적 쇄신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가동한 DX 부문 비상경영 체제를 하반기에도 이어가며 저수익 사업부 인력을 상시 재배치하기로 했다. 중국 현지 가전 사업 철수와 슬로바키아 갈란타 TV 공장 폐쇄 외 비효율 해외 거점의 경우 통폐합을 통해 과감히 재정비한다.
모바일 사업은 고부가가치 최상위 라인업을 중심으로 제품 이원화 전략을 한층 확대한다. 폴더블 라인업 중 처음으로 선보이는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처럼 기본 모델로 판매 물량을 다지는 동시에 울트라 모델을 통해 고수익성을 챙기고 브랜드 위상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인공지능(AI) 도입으로 DX 부문 전반의 비용도 대폭 줄인다. 개발부터 제조,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에 생성형 AI를 이식해 불필요한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 겸 DX 부문장은 "외부 생성형 AI 도입은 일하는 방식과 실행 속도를 변화시키는 출발점"이라며 "AI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마련해 DX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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