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한 축만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이 전사 이익의 99%를 책임지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메모리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DS) 부문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DS 부문 전체 영업이익률은 70%에 달했고, D램 사업만 놓고 보면 80%를 웃도는 수익률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전사 영업이익의 99.7%를 반도체 사업부가 책임졌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도 한 몫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메모리 3사 중 최대 생산능력(캐파)를 보유한 만큼 범용 D램·낸드 가격 폭등의 가장 큰 수혜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기준 웨이퍼 생산량은 월 65만~70만장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 낸드플래시, HBM 등 메모리 전 제품에서 하이퍼 스케일 고객사를 상대로 출하량이 늘었다"면서 "HBM4의 본격적인 공급 등으로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10% 증가했고, D램은 한 자릿수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 판매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2028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공급계약(LTA)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측은 "메모리 전체 생산능력의 60~70% 수준에서 장기공급계약을 계획 중"이라면서 "공급 부족 장기화 전망이 확산하면서 많은 고객사가 다년 공급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5대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이미 계약을 완료했고, 인공지능(AI) 수요와 연관된 5개 대형 고객사와도 추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HBM 사업 성장세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58%)에 이어 2위(21%)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 6세대 HBM인 HBM4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되고, 올 하반기 HBM4 매출이 HBM 전체 매출의 6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HBM 기술력 강화는 물론,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도 높인다. HBM4와 HBM4E에 4나노 4세대 공정을 적용한 데 이어 HBM5에서는 2나노 공정으로 성능과 전력 효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모두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임을 강조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며 "(파운드리 부문) 흑자전환도 가까운 시일 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2분기 연구개발비는 1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41% 늘어난 수치다. 2분기 시설투자(CAPEX)도 전분기보다 5조5000억원 늘어난 16조8000억원이 집행됐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미국 테일러 팹1의 연내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2나노 캐파 확대를 위한 테일러 팹2도 연내 착공해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는 호실적 행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은 3분기 메모리 가격이 최소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09조원, 110조원으로 전망해 3개 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380조원 안팎으로, 일각에서는 400조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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