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 끼워넣기 후폭풍…野 "李재판 지우기" 법조계 "공방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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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기각 끼워넣기 후폭풍…野 "李재판 지우기" 법조계 "공방 반복"

이데일리 2026-07-30 16:34: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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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김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공소권 남용이나 중대한 위법수사가 인정될 경우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공소기각 사유를 명문화하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형사사법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이재명 대통령의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재판 지우기 입법’이라고 반발했다. 법조계에서도

◇檢 보완수사권 폐지…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30일 국회는 본회의에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토론 종결 절차를 거쳐 31일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경찰은 검사의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며 추가 수사가 필요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부실수사와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피해자 등의 권리도 강화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기존 고소인과 피해자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이의신청을 위해 필요한 사건 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국회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보완수사 폐지=범죄도시, 민주당 입법폭주 즉각 철회’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야당이 비판하면 청개구리처럼 더 무리하게 졸속으로 강행 처리하고 나중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바보 같은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해보라, 또 얼마 안 가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땜질 처방을 내놓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대한 위법수사’ 공소기각 사유로...국힘 “李 재판 겨냥”

특히 국민의힘은 개정안에 공소기각 사유가 추가된 점을 문제삼았다. 법사위 소속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은 어제 공소기각 사유 두 가지를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중대한 위법수사와 수사기관의 재량권 일탈·남용 조항을 누구를 위해 넣었겠느냐”며 “이는 이 대통령을 위한 위인설법이자 방탄입법, 꼼수입법”이라고 비판했다.

공소기각은 범죄 혐의의 유무를 판단하기 전에 소송 요건이나 기소 절차의 문제를 이유로 법원이 재판 절차를 종료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공소기각은 재판권 부재나 공소제기 절차의 법률 위반 등 절차적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 반면 수사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한 뒤 남은 증거만으로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 제327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된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때’가 공소기각 판결 사유로 추가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조항이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적 수사’ 또는 ‘공소권 남용’으로 규정한 뒤 재판 자체를 종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민주당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소기각 자체는 이번 개정안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며 현행 형사소송법 제327조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미 인정돼 온 법리를 법률에 명확하게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원 판례를 반영해 위법 함정수사, 소추재량권 남용 등 공소기각 사유를 명확화한 것”이라며 국민의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공소기각’은 법원의 재판, ‘공소 취소’는 검사의 소송행위”라고 설명하며 “주체·요건·법적 효과 모두 정반대로 이를 동일시하는 것 자체가 법리상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법조계 “기준 추상적...재판 초기부터 공방 반복될 수도”

다만 법조계에서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소기각 판결 사유를 확대하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모호한 기준이 재판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라는 표현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피고인 측의 공소기각 신청이 늘고 재판부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검찰청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공소기각 사유가 모호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공소기각 여부가 재판부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우려를 제기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행법도 위법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는 이미 갖추고 있다”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배제하고 나머지 적법한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하면 되는데, 위법수사를 이유로 사건 자체를 공소기각하는 것은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한 위법수사’의 범위가 법률에 전혀 제시되지 않아 해석에 따라 공소기각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리고 재판 초기부터 공소기각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현직 부장판사 A씨는 “법리상 현재도 소추재량권 일탈의 경우 ‘공소권 남용’이라는 법리로 공소기각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건도 상당히 엄격하게 이뤄진다”며 불명확한 조항으로 재판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와 조직 운영 전반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법을 처리했다. 선관위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 기한을 30일 연장하는 안건도 함께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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