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실적, 메모리 호황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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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 실적, 메모리 호황 가른다

한스경제 2026-07-30 15:00:00 신고

삼성, 애플 CI. ChatGPT이미지
삼성, 애플 CI. ChatGPT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와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8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메모리 호황의 수혜를 입증했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메모리와 주요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공급업체에는 최대 이익을 안겼지만 완제품 사업에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애플로 향하고 있다. 애플이 높아진 메모리 원가에도 아이폰 판매와 수익성을 방어했는지 향후 제품 가격과 공급망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하반기 메모리 호황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치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7조6000억원, 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2조3000억원, 56% 늘었다. 달러 강세도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사 영업이익에 약 3조1000억원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당순이익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만849원으로 전 분기보다 52% 증가했다.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는 역대 최대인 16조원을 기록했다.

▲삼성 반도체만 89조 벌었다

실적 신기록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이끌었다.

DS부문은 2분기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70%로, 전사 영업이익 대부분이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했다.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와 서버 투자가 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량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D램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수익성이 높은 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4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차세대 제품인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출하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가 HBM 중심의 성장세를 보였다면 삼성전자는 HBM과 서버용 D램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의 수혜까지 함께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AI용 고부가 제품과 범용 메모리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DS부문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됐다.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판매를 확대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파운드리사업부도 HBM용 베이스 다이와 미국 고객사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 첨단 공정 가동률과 고객사 수요가 개선되면서 실적 회복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도체는 웃고 DX는 적자

반도체 사업이 역대 최대 이익을 낸 것과 달리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적자로 전환했다.

DX부문은 2분기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AI 가전 판매가 늘었지만 메모리를 비롯한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마케팅 비용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와 중저가 A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메모리와 모바일 부품 가격 상승, 신제품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은 감소했다.

생활가전사업부도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전 분기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수요에 대응하고 신규 제품군을 출시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됐다. 네트워크사업부도 해외 매출 증가로 실적이 나아졌다.

하만은 전장 사업 확대와 포터블 오디오 판매 호조로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사업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과 게이밍 모니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 7조5000억원, 영업이익 7000억원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메모리 가격 상승의 양면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반도체 사업에는 평균판매가격 상승이 막대한 이익으로 돌아왔지만 완제품 사업에는 제조원가 상승으로 작용했다.

완제품 업체가 높아진 원가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면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고 가격을 유지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스마트폰과 PC 출하량 감소가 다시 반도체 주문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애플이 보여줄 메모리 가격의 한계

메모리 호황을 가늠할 다음 시험대는 애플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4~6월 분기 동안 아이폰 가격을 동결하면서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 스마트폰 업체들이 부품 원가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것과 달리 애플은 아이폰 가격 인상을 미뤄 수요를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판매 증가가 반드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메모리와 저장장치 등 부품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아이폰 가격을 유지했다면 애플의 매출총이익률에는 부담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판매량 증가와 수익성을 동시에 방어했다면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업체 가운데 하나인 애플이 높아진 부품 원가를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애플의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하반기 신형 아이폰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면 메모리 가격 상승이 완제품 수요를 훼손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확산할 수 있다.

공급망 전략도 변수다. 애플이 메모리 공급처를 다변화하거나 장기 공급계약 확대를 강조할 경우 급등한 부품 가격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형 아이폰의 저장용량과 제품 구성, 가격 정책 역시 하반기 스마트폰용 D램과 낸드 수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AI 서버 투자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BM4E를 포함한 HBM4와 DDR5, SOCAMM2, 기업용 SSD 판매를 늘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2나노 2세대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용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AI와 고성능컴퓨팅(HPC) 고객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DX부문은 갤럭시 울트라와 신규 폴더블폰 갤럭시 Z8 시리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원가와 재고 관리를 강화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실적을 통해 메모리 공급업체의 이익 확대는 확인됐지만 완제품 사업에서는 이미 원가 부담이 나타났다”며 “애플이 높아진 메모리 가격을 판매량과 마진 측면에서 얼마나 흡수했는지가 하반기 메모리 업황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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