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직원들에게 학벌·가정형편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용산구의회 5급 전문위원이 해임됐다. /셔터스톡
계약직 직원들에게 막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문위원이 결국 해임됐다. 지난 5월 신고가 접수된 뒤 석 달 가까이 지나서였다. 그 사이 누가 감사할 권한이 있는지를 놓고 기관 간 핑퐁까지 벌어졌다. 서울 용산구의회 소속 5급 전문위원 A씨 이야기다.
폭언·갑질 신고부터 해임까지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고가 들어온 건 지난 5월이다. 용산구의회 전·현직 직원들이 갑질신고센터 문을 두드렸다.
이들은 A씨가 학벌을 비하하고 집안 형편을 겨냥한 발언을 했으며, 부당한 업무지시도 해왔다고 주장했다. 거론된 발언은 "지잡대 출신"이라거나 "어머니가 봉제공장에서 일하지 않냐"는 식이었다.
용산구의회 갑질심의위원회는 같은 달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했다. 지난달 중징계를 요구한 쪽은 용산구청 감사과였다. 요구가 접수된 다음 날 A씨는 직위에서 배제됐다.
용산구의회가 문제를 확인하고 직위를 해제하기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다.
절차가 늘어진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용산구의회가 갑질로 결론 내린 뒤 징계를 요청했지만, 서울시의회는 "A씨 감사 권한은 용산구청에 있다"는 이유로 이 요청을 돌려보냈다.
결국 용산구청이 재조사를 맡았다. 사건을 다시 넘겨받은 서울시의회는 지난 28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다음 날 A씨를 해임했다.
직장 내 괴롭힘엔 왜 형사처벌이 없을까
이번 사건은 공무원 징계 절차로 마무리됐다. A씨가 5급 전문위원, 즉 지방공무원 신분이라 갑질신고센터 신고→갑질심의위원회 판단→중징계 요구→인사위원회 해임이라는 절차를 밟았다.
민간 직장이었다면 트랙이 다르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한다.
학벌 비하, 집안 형편을 겨냥한 발언, 부당한 업무지시가 민간 직장에서 벌어졌다면 이 조항이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는 유형이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자체에는 형사처벌 조항이 없다. 징계와 손해배상으로 다투는 게 원칙이다. 제재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괴롭힌 사람이 사용자 본인이면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붙는다.
형사처벌이 붙는 지점은 따로 있다. 사용자가 신고자나 피해 근로자에게 해고, 부당한 인사 발령, 강제 전보, 승진 누락, 임금 삭감 같은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용자의 조사 의무도 있다. 신고를 접수하거나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이 의무를 어기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료들 앞에서 한 막말이라면
학벌이나 집안 형편을 겨냥한 발언은 형법상 모욕죄로도 다툴 수 있다. 공연히,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사람을 모욕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른 직원들이 듣는 자리에서 발언했는지가 성립 갈림길이다. 모욕죄는 친고죄라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수사·기소가 가능하다.
폭언·갑질 당했다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발언 날짜와 구체적 내용, 함께 있었던 동료를 기록해둬야 한다. 부당한 업무지시는 메신저나 메일로 받은 기록을 남겨둬야 한다.
회사에 신고하면 사용자는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신고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회사가 조사하지 않거나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노동청)에 진정할 수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한 모욕적인 발언은 모욕죄로 고소할 수 있다. 다만 친고죄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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