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칼 빼든 정부···숙박업 ‘대수술’ 사각지대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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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칼 빼든 정부···숙박업 ‘대수술’ 사각지대 메운다

이뉴스투데이 2026-07-30 14:26: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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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을 찾은 많은 이용객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인천 영종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을 찾은 많은 이용객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3000만 방한 관광객 시대를 맞기 위한 정부의 숙박업 재편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휴가철과 지역 축제 때마다 반복돼 온 ‘바가지요금’ 꼼수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규제 사각지대에 있던 숙박 유형까지 하나의 틀로 묶어 관리의 고삐를 죄겠다는 구상이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정부가 연내 ‘숙박업법(가칭)’ 제정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법제화 절차를 진행한다. 숙박 정책의 총괄 기능을 문체부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현재 공중위생관리법(복지부), 관광진흥법(문체부) 등에 흩어진 숙박업 관련 제도를 하나의 법 체계로 정비하는 것이 골자다.

이와 함께 정부는 법제화 이전 단계의 조치로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 다음 달 4일부터 한옥체험업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에서도 요금표 미게시나 게시 요금 초과 수수 적발 시 1차 위반만으로 즉시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내리는 등 제재를 대폭 강화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사업자가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도 마련한다. 성수기와 대형 공연·지역 축제를 앞두고 기존 예약을 취소한 뒤 객실을 더 높은 가격에 다시 판매하는 사례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시기별 요금을 미리 신고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도 추진해 가격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고 지자체의 관리 근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은 숙박 공급체계 자체를 확장하려는 정책 전환으로도 해석된다. 방한 관광객이 3000만명까지 늘어날 경우 관광호텔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모텔 등 일반숙박업과 생활숙박업까지 관광 인프라로 활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정부는 ‘숙박업 품질인증제’를 도입해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관리하는 한편, 지역 관광호텔의 신축·개보수뿐 아니라 일반숙박업의 시설 개선에도 융자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숙박시장 통합관리 ‘첫 단추’

업계에서는 이번 개정의 의미를 ‘바가지요금 근절’보다 숙박산업 전체를 하나의 정책 대상으로 넓히는 첫발이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현재는 업종별 관리 주체가 달라 국내 숙박시설 전체의 객실 수와 공급량, 가동률, 관광객 수요 등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관광호텔은 관련 협회와 통계 체계를 통해 객실과 가동률 자료를 일부 확보할 수 있지만, 일반숙박업과 민박·생활형 숙박시설까지 포함한 시장 전체 데이터는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일반숙박업 시설 수가 관광숙박업보다 10배가량 많은데도 관광정책은 상대적으로 관광호텔 중심으로 설계돼 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숙박업법’이 이처럼 분산된 숙박시장을 하나의 체계에서 관리하고 정책을 설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다만 제도권 편입만으로 바가지요금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숙박요금은 시장 자율에 맡겨져 있어 법적으로 가격 상한선을 설정하기 어렵고, 성수기 수요 증가에 따른 정상적인 가격 상승과 소비자를 기만하는 바가지요금을 구분할 기준도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평소보다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바가지요금’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정상적인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상승과 소비자를 기만한 부당 가격을 구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여기에 관리 대상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조직과 인력 확충도 과제로 꼽힌다. 법률만 통합한 채 현장 점검과 데이터 구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존의 관리 공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규제 역시 합법 사업자의 부담을 키우고 일부 불법 숙박시설을 다른 플랫폼으로 밀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숙박산업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서는 규제 대상을 넓히는 데서 나아가 합법 영업이 가능한 기준을 명확히 하고, 관광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제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란수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법제화를 통해 숙박업 관리체계를 하나의 제도 안에서 관리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관광이 외부적인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인 만큼 관광 수요 변화 및 공급에 있어서는 뒷받침할 수 있는 탄력적인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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