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투자자가 40년 동안 모은 돈 28억원가량을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22억원 넘게 잃었다고 주장하했다. 사상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이 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작성자 A씨는 당근 동네생활 게시판에 ‘전 재산 다 잃고 오늘부로 완전히 파산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정부 믿고 SK하이닉스 레버리지가 출시되자마자 매수했는데 오늘부로 다 잃고 거덜났다"며 "집까지 팔아가면서 주식에 투자한 건데 제 자신이 너무 원통스럽고 후회가 밀려온다"고 했다.
A씨는 이어 "주식하라고 선동하면서 도박장 부추긴 사람들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마음 같아선 손해배상 청구라도 하고 싶은데 이제 어떡해야 하느냐. 방법이 없느냐"고 말했다.
A씨가 함께 올린 거래 내역 화면을 보면 투자한 상품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다. 그의 총 투자 금액은 27억9836만5400원이고 손실액은 22억436만990원이다. 손실률이 무려 78.7%에 이른다.
다만 '전 재산을 다 잃었다'는 표현과 달리 6억원가량은 손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세상에 22억원을 어떡하느냐. 실화냐", "너무 속상하실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반면 "잃은 건 어쩔 수 없는 본인의 선택이다. 누굴 탓하느냐", "남 탓하지 말고 주식에 빠진 본인 탓을 하라. 주식하라고 부추긴 정부는 없다" 등 냉정한 반응도 이어졌다.
사연인이 당근에 올린 게시물.
글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상당했다. 한 이용자는 "지금까지 쓴 글을 보면 다중인격 수준의 관심종자"라며 "다 조작"이라고 지적했다.
A씨가 “전 재산을 다 잃고 파산했다”고 표현한 대목을 두고도 지적이 나왔다. 한 이용자는 "6억원이 남아 있는데 왜 파산인가. 그 돈으로 노후까지 살아가면 되는데 다시 22억원을 만들려다 진짜 파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면 내 능력, 잃으면 남 탓", "레버리지에 28억원을 넣다니", "마이너스 78%까지 들고 있었으면 답이 없다"는 조롱성 댓글도 달렸다.
반면 "안타깝다.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가 적은 사람들을 독려해서 사지로 몰아넣은 현 정부의 책임"이라거나 "도박장을 열어놓고 도박장에 들어간 건 개인 탓이라고 하는 정부"라며 정부를 겨냥한 반응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예측은 어려울지언정 몇 년간 주식시장을 겪은 사람이라면 전 재산을 한꺼번에 개별주 레버리지에 털어넣는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60.42포인트(5.98%) 내린 5663.2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262.77까지 밀리며 지난 4월 1일 장중 저점(5170.2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43.17포인트(6.12%) 내린 662.68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앞서 28일에 이어 이날에도 지수가 급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개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5655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도 KODEX 레버리지를 2710억원,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236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 일간 수익률을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의 거래대금은 5조895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나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상승장에서는 수익이 배로 불어나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도 배로 커진다. 특히 하루 단위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구조 탓에 등락이 반복되면 원래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투자 원금은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녹아내리는 '변동성 잠식' 현상이 나타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수형보다 변동 폭이 더 크고, 여기에 A씨처럼 전 재산에 가까운 자금을 한 종목에 몰아넣을 경우 짧은 기간에 원금 대부분을 잃을 위험이 크다.
이런 위험은 30일 장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시 50분 기준 전일 대비 8만2000원(5.85%) 내린 131만9000원에 거래됐다. 전날 콘퍼런스콜 실망 매물이 이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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