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한 끼 식사비 부담이 커지자, 1만~2만원대 가격에 식사와 디저트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 뷔페'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삼계탕 전문 식당 모습. / 연합뉴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27.28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5년 전과 비교하면 김밥 한 줄 가격은 약 41% 오른 평균 3800원 수준까지 상승했고, 냉면은 1만2538원, 칼국수는 9800원, 비빔밥은 1만1615원 수준이다. 삼겹살 외식 가격도 지난달 서울 지역 1인분(200g) 기준 2만1321원으로 전년 대비 4.3% 올랐다. 식사·음료·디저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뷔페가 '합리적 소비'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계도 매장 확대와 메뉴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슐리퀸즈, 폐점 위기서 업계 1위로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는 성인 기준 평일 런치 1만9900원, 평일 디너 2만5900원, 주말·공휴일 2만7900원에 운영된다. 애슐리퀸즈 매장 수는 2019년 100여 개에서 2022년 59개까지 급감했다가, 2023년 77개, 2024년 109개, 2025년 120개로 늘며 3년 만에 두 배로 회복했다. 이랜드이츠는 중저가 모델을 정리하고 메뉴와 인테리어를 고급화한 '애슐리퀸즈'로 브랜드를 일원화하는 '가성비 프리미엄화' 전략을 택했고, 그 결과 매출은 2022년 16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메뉴 다양화 노력도 이어진다. 지난해 6월부터는 뉴질랜드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와 협업해 키위 디저트 메뉴를 선보였고,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지난 2월에는 가장 저렴한 시즌 이벤트인 딸기 축제를 통해 19일까지 누적 방문객 12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격을 더 낮춘 실험도 병행 중이다. 지난 27일부터 전국 11개 매장에서 평일 디너·주말 한정 '시그니처 폭립'과 '무제한 생맥주'를 기본 제공하는 '그릴 앤 비어' 뷔페를 2만2900원에 운영하며, 이는 일반 매장보다 3000~5000원 저렴하다.
빕스도 신규 출점·콜라보로 맞불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는 성인 기준 평일 런치 3만9700원대로 애슐리보다 비싸지만, 매장 수가 2022년 25곳에서 지난해 35곳으로 늘었고, 멤버십 회원 수도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가 지난 8일 수원 갤러리아 광교점에 고품격 스테이크와 건강하고 신선한 프레시 테이블의 경쟁력을 강화한 ‘그릴 다이닝(Grill Dining)’ 매장을 열었다. / CJ 푸드빌
미쉐린 맛집과 협업하는 등 이색 콜라보로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으며, 계절마다 생망고·생딸기 등 제철 과일 무제한 코너를 운영해 화제를 모은다.
아워홈·롯데GRS도 뷔페 시장 뛰어들어
수요가 확인되자 대기업들의 신규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롯데GRS는 성인 기준 평일 1만5900원, 주말 1만6900원짜리 한식 뷔페 '복주걱'을 선보였고, 아워홈은 종로 영풍빌딩 지하에 '테이크(TAKE)'를 열었다. 테이크는 미국식 바비큐, 스페인식 파에야, 일본식 어묵, 사천식 마라샹궈 등을 스테이션 형태로 배치한 '글로벌 푸드 마켓' 콘셉트로, 가격은 평일 점심 2만3900원, 평일 저녁 2만9900원, 주말 3만2900원이다. 아워홈은 기업·병원·학교 급식을 운영하며 쌓은 식자재 구매력과 메뉴 개발력을 일반 소비자 매장으로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종각역 인근에서는 테이크 1호점이 불과 100m 거리의 애슐리퀸즈 종각역점과 정면 승부를 벌이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한식 뷔페도 저가 경쟁력 유지
한식 뷔페 자연별곡은 평일 점심 기준 1만3900원대로 계절밥상(1만4900원)보다 저렴하다. 나물 반찬·직화구이·솥밥 등 30여 가지 메뉴를 갖췄으며, 최근 문을 연 야탑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방송 보도에 따르면 평일 낮 시간대 한식 뷔페는 손님으로 북적이고, 일부 매장은 저녁·주말 가격까지 1만9900원으로 낮춰 고객을 끌고 있으며, 1만2900원짜리 무제한 디저트 뷔페도 소비자 발길을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도 "고가의 호텔 뷔페와 달리 가성비 뷔페는 재료비가 올라도 가격 인상이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은 메뉴 다양화와 협업, 가격 세분화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점심시간이 짧은 직장인은 물론, 여러 메뉴를 한 번에 준비하기 부담스러운 40~60대 주부층까지 이용층이 넓어지면서, 뷔페 업계의 '2차 전성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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