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지정학] ⑯ 이재명 역습에 중국산 D램 찾는 애플로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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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지정학] ⑯ 이재명 역습에 중국산 D램 찾는 애플로 도망

여성경제신문 2026-07-30 13: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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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에는 설계·제조·패키징·장비·소재 기업이 연결된 산업 네트워크가 어디에 형성되느냐에 따라 세계 공급망의 중심이 결정된다. 반도체 경쟁의 본질은 개별 기업의 기술력을 넘어선 산업 구조란 얘기다. 어느 도시에서 설계가 태어나고, 어느 공장에서 생산되며, 어떤 기업들이 후공정과 장비 생태계를 형성하는지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권력의 흐름이 만들어진다. 여성경제신문은 이번 기획을 통해 대만 신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파운드리 생태계와 베일에 가려진 중국의 공급망 체계, 미국 주도의 팹리스 산업, 반도체 특별법 아래 지자체간 클러스터 유치 전쟁에 돌입한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며 AI 시대 지정학적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53포인트(0.33%) 오른 5,681.77에, 코스닥은 7.96포인트(1.20%) 내린 654.72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53포인트(0.33%) 오른 5,681.77에, 코스닥은 7.96포인트(1.20%) 내린 654.72에 개장했다. /연합뉴스

미국 자본의 최근 코스피 이탈은 한국의 AI 인프라 전략과 글로벌 자본의 이해관계 충돌로 볼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국가 경쟁력의 축으로 제시하면서 AI 패권의 중심을 플랫폼에서 제조 인프라로 이동시키자, 월가는 사실상 보복성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을 단행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월가는 최근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미국 AI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부각시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사 CPU 물량 의존도가 높은 인텔 파운드리의 구조적 한계나 미국 반도체 제조 기반의 취약성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우 특이한 신호도 나타났다. 글로벌 자금은 애플을 다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평가하며 비중을 확대했지만, 정작 애플은 AI 시대 핵심 자원인 메모리 확보를 위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공급망 선택지에 올린 기업이다. 그리고 AI 스마트폰 경쟁이 AP 성능보다 KV 캐시 운용과 메모리 계층의 효율로 이동하면서, 삼성 갤럭시 대비 경쟁력이 뒤처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의 전략 변화다.

미국을 대표하는 애플은 최근 메모리 가격 부담을 이유로 중국산 D램을 공급망 선택지에 올렸다. 자체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스마트폰 시대를 지배했던 애플조차 인공지능(AI) 시대의 메모리 공급난과 가격 상승 앞에서는 새로운 공급처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애플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중국 판매용 기기에 적용하는 방안을 시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관련 구매 허용을 요청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미국의 대표 기술기업이 중국 메모리를 공급망 후보에 올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대규모 채택 여부와 별개로 AI 시대 메모리 공급망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검토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 시대에는 온디바이스  경쟁력이 AP 하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반도체 경쟁의 중심은 이미 연산 성능에서 메모리와 패키징,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계산 인프라 전체로 이동했다.

인텔 CPU 자사 파운드리 머물고
주인공인줄 알았던 AP는 부속품
삼성 갤럭시에 피드백 루프 밀려

과거 스마트폰 시대의 승부는 AP였다. 더 빠른 CPU와 GPU, 더 효율적인 운영체제, 더 강한 브랜드가 시장을 지배했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계산 결과를 즉시 버리는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다르다. 모델은 이전 문맥을 계속 기억하며 다음 토큰을 생성한다. 이 문맥을 저장하는 공간이 KV 캐시(Key-Value Cache)다.

KV 캐시는 AI 성능을 결정하는 새로운 병목이다. 가장 효율적 칩 운용은 AP 내부 SRAM에 문맥을 저장하는 것이지만 면적과 비용의 한계 때문에 긴 문맥 전체를 칩 안에 보관하기는 어렵다. 결국 메모리는 LPDDR과 시스템 메모리, 필요하면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한다. AI폰의 체감 성능은 AP의 연산량보다 KV 캐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하고 유지되는지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온디바이스든 데이터센터든 AI의 본질은 같다. 지능의 품질은 피드백 루프를 얼마나 짧고 효율적으로 유지하느냐는 물리에서 결정된다. 반도체 내부의 L1·L2·L3 캐시는 이미 확립된 개념이다. 프로세서는 가능한 한 데이터를 가장 가까운 SRAM 캐시에 머물게 하면서 피드백 루프를 줄이고, KV 캐시를 얼마나 가까운 계층에 오래 유지하느냐가 토큰 생성 속도와 응답 안정성, 장문 문맥 유지 능력을 좌우한다. 

AI 폰 시대에는 이 원리가 칩 밖으로 확장된다. 단말기와 LPDDR, 시스템 메모리, 데이터센터, 광통신망, 해저케이블, 위성망, 전력망은 서로 다른 시스템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피드백 루프를 구성한다. 이 글에서 말하는 L4는 기존 CPU 캐시의 L4를 넘어 이러한 칩 밖 계산 인프라 전체를 하나의 계층으로 바라보는 개념이다. 즉 AI의 경쟁력은 칩 내부 캐시 구조와 지구 규모의 계산망이 하나의 연속된 피드백 루프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는지에서 결정된다.

애플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에서는 KV 캐시 공유와 양자화 기술을 적용하고, 복잡한 연산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PCC)로 넘기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했다. 이는 애플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메모리라는 물리적 한계를 소프트웨어만으로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 애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AP를 직접 설계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는 직접 생산하지 못한다. 칩 생산은 TSMC 파운드리에 맡기고 패키징과 메모리 역시 외부 공급망에 의존한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설계와 브랜드에 집중하는 자산 경량화 모델이 높은 수익성을 만들었지만 AI 시대에는 메모리와 제조 기반이 경쟁력의 일부가 됐다.

결국 AI 수요가 늘어날수록 모바일용 LPDDR과 범용 D램은 HBM과 서버용 메모리 생산과 경쟁하게 된다. 애플은 필요한 메모리를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더 지불하거나 공급업체를 늘려야 한다. 중국 CXMT가 공급망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블랙록·블랙스톤·골드만삭스·JP모건 등 월가 자본이 데이터센터와 GPU 기반 AI 금융 구조를 떠받치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이미지. 중앙의 거대한 AI 버블은 앤스로픽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상징하며, 주변의 ‘사모대출’, ‘그림자 금융’, ‘연기금·보험사 자금’ 구조가 AI 거품과 연결돼 있음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 GPT-5.5 이미지
블랙록·블랙스톤·골드만삭스·JP모건 등 월가 자본이 데이터센터와 GPU 기반 AI 금융 구조를 떠받치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이미지. 중앙의 거대한 AI 버블은 앤스로픽과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상징하며, 주변의 ‘사모대출’, ‘그림자 금융’, ‘연기금·보험사 자금’ 구조가 AI 거품과 연결돼 있음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 GPT-5.5 이미지

반중 선동하면서도 중국 찾는 월가
앤스로픽 IPO 실패에 급진적 퇴행
한국이 보유한 병참이 아픈 손가락

중국 메모리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증시 상장한 CXMT를 비롯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AI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강하게 견제할 정도로 공급망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메모리를 견제하지만 미국 기업은 가격과 공급 안정을 위해 중국 메모리를 검토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월가의 투자 방식도 바로 이 모순의 연장선이다. 월가는 오랫동안 설계와 플랫폼, 브랜드처럼 자본 효율이 높은 기업을 선호해 왔다. 애플은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높은 영업이익률과 막대한 현금흐름을 만들었고 시장은 여기에 프리미엄을 부여했다.

반면 AI 시대가 요구하는 자산은 정반대가 됐다. 메모리 공장과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전력망처럼 막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한 실물 인프라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브랜드와 플랫폼만으로는 AI를 생산할 수 없다. 계산은 결국 메모리와 전력, 제조 위에서 이뤄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이 제시한 AI 인프라 전략은 월가의 위기감을 극대화한다. 이재명 정부는 AI 경쟁력을 특정 모델이나 GPU 한 장의 성능이 아니라 메모리와 반도체 생산,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하나의 계산 인프라로 연결하는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AI 시대 경쟁력의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월가가 급진적 퇴행을 선택한 배경이다. 계산 인프라가 새로운 생산수단으로 부상하는 시점에도 메모리와 반도체 생산,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전력망보다 브랜드와 플랫폼 중심으로 자본을 재배치했다. AI 경쟁력의 기준이 바뀌는 순간, 산업의 물리적 기반보다 금융 프리미엄에 베팅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한 것이다. 블랙록의 러다이트 본색···한국·대만은 위험, 미국은 기회라고?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보유한 하드웨어 병참은 미국의 아픈 손가락이다. 삼성전자는 LPDDR과 낸드플래시, 서버용 D램, HBM을 생산한다.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모바일 AP, 완제품 스마트폰 사업까지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공급망의 핵심 축이다. AI 산업이 확대될수록 메모리와 제조 기반의 전략적 가치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엑시노스 성능과 발열, 파운드리 수율 논란으로 평가절하되기도 했다. 그러나 온디바이스 경쟁이 AP 성능에서 메모리 계층 전체의 효율로 이동하면 평가는 달라고 있다. KV 캐시를 어디에 저장할 것인지, LPDDR 대역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단말기와 클라우드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면서다.

짐 켈러와 같은 천재 설계자가 돌아와 AP 설계판을 다시 짜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발열 설계, 운영체제, AI 모델 최적화가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AI 시대에는 개별 칩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합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한다.

물론 애플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소비자 기술기업 가운데 하나다. 중국산 D램을 검토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당장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능은 브랜드에서 생산되지 않는다. AI 시대의 소버린은 오픈AI의 GPT나 앤트로의 클로드에 찍힌 성조기가 아니라 세계의 연산이 떠날 수 없도록 만드는 지능 인프라에서 완성된다.

이재명 정부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중심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이, 월가는 애플과 플랫폼 기업에 자본을 집중하며 브랜드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쪽은 지능을 생산하는 병참을, 다른 한쪽은 설계와 금융 프리미엄을 선택한 셈이다. 그 사이에서 트럼프는 제조 기반 약화와 월가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딜레마를 안은 채 AI 패권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 GPT-5.5
이재명 정부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중심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이, 월가는 애플과 플랫폼 기업에 자본을 집중하며 브랜드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쪽은 지능을 생산하는 병참을, 다른 한쪽은 설계와 금융 프리미엄을 선택한 셈이다. 그 사이에서 트럼프는 제조 기반 약화와 월가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딜레마를 안은 채 AI 패권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 GPT-5.5

☞대만 미디어텍에도 밀린 미국칩 = AI 시대 반도체 주도권이 미국 팹리스에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PC인 RTX 스파크의 CPU 파트너로 미국 퀄컴이 아니라 대만 미디어텍을 선택했다. 더 빠른 CPU를 만드는 경쟁보다 GPU와 SRAM, 통합 메모리, 고속 인터커넥트를 하나의 피드백 루프로 묶는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전력 효율과 모바일 시스템온칩 통합에 강한 미디어텍이 미국산 CPU보다 적합한 파트너로 떠오른 것이다.

젠슨 황은 인텔·AMD·퀄컴과 CPU 성능 경쟁을 벌이는 대신 CPU의 지위를 GPU를 보좌하는 계층으로 낮췄다. GPU가 연산을 주도하고 CPU는 데이터 공급과 에이전트 조율을 담당하는 구조로 판을 바꾸자 미국 팹리스가 쌓아온 클럭과 코어 수의 우위도 약해졌다. 한국이 메모리와 제조 인프라로 미국을 압박한다면, 대만은 미디어텍과 TSMC를 앞세워 설계·제조·전력 효율을 장악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이상헌 기자
liberty@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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