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를 먹을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논쟁이 있습니다. "소금이 맛있냐. 설탕이 맛있냐"하는 이른바 '소금파 vs 설탕파' 논쟁인데요. 같은 콩국수라도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맛이 꽤 달라지다 보니 자연스레 취향이 갈리게 된 겁니다.
실제로 소금을 넣으면 콩국수 특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한층 또렷해집니다. 소금이 단순히 짠맛만 더하는 것이 아니라 콩이 가진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을 끌어내기 때문이죠. 수박에 소금을 살짝 뿌리면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진하고 담백한 콩물 맛을 그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은 주로 소금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죠.
반대로 설탕을 넣으면 콩국수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달콤한 맛이 더해지면서 콩 특유의 비릿함과 텁텁함은 줄어들고 전체적인 맛도 한결 부드러워지는데요. 달콤한 두유와 비슷한 맛이 나기도 합니다. 소금이 콩 본연의 맛을 살린다면 설탕은 콩국수를 달콤한 여름 별미로 바꿔 주는 셈이죠.
흥미로운 점은 설탕·소금 논쟁이 단순히 개인의 취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지역 혹은 집집마다 이어져 온 식습관의 영향도 받았는데요. 특히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는 콩국수에 설탕을 넣는 방식이 비교적 익숙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 지역에선 식당에 가면 콩국수과 설탕통을 함께 내어주거나 처음부터 콩국물에 단맛을 더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서울과 경기, 충청 등 중부 지역에서는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방식이 더 흔한 편입니다. 원재료인 콩의 고소한 맛을 살려 한층 더 깊은 맛을 내기 위한 방식으로 보입니다.
굳이 원조를 따져보자면 소금 쪽이 한발 앞섭니다. 19세기 말 조리서인 '시의전서'에는 콩국물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는 조리법이 등장하는데요. 설탕을 넣는 방식은 20세기 중반 설탕이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오늘날 소금파와 설탕파의 논쟁은 딱히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그냥 개인의 취향과 식습관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문제인 셈입니다. 오늘 점심 메뉴로 콩국수를 선택하셨다면 따로 그릇을 받아 설탕 반, 소금 반으로 그 차이를 직접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