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인국 경기본부장)
상속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사람들은 먼저 상속세를 떠올린다. 얼마나 세금을 내야 하는지, 공제는 얼마나 되는지, 상속세 대상인지 아닌지가 관심사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취득세다.
최근 경기도가 상속 부동산 취득세 미신고 사례를 조사해 84억 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했다는 발표는 단순한 세무조사의 성과를 넘어 우리 사회의 세금 인식에 적지 않은 허점을 보여준다.
많은 상속인은 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야 비로소 세금을 신고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상식적으로도 그렇게 받아들이기 쉽다. 명의가 바뀌어야 내 재산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법은 다르다. 지방세법은 상속 취득세의 기준 시점을 등기가 아닌 피상속인의 사망일로 본다. 다시 말해 등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법에서 정한 신고기한은 이미 흘러가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이다. 상속은 가족 간 재산 분할 협의, 법률 검토, 등기 절차 등으로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 과정에서 세금 신고는 뒤로 밀리기 쉽고, 결국 신고기한을 넘겨 가산세까지 부담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이번 조사에서 적발된 사례들도 대부분 탈세를 목적으로 세금을 숨긴 경우라기보다 '나중에 등기하면 신고하면 되겠지'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세금은 몰랐다고 해서 면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행정은 국민이 모를 수 있는 부분을 먼저 알려줄 책임도 있다.
경기도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상속 취득세 신고기한을 적극 안내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세금을 더 걷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불필요한 가산세를 줄이고 납세자의 착오를 예방하는 일이다.
상속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 슬픔을 정리하기도 전에 각종 행정 절차를 처리해야 하는 유족들에게 세법은 때로 지나치게 복잡하다. 상속세만 챙기다 취득세를 놓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세금 행정도 단속보다 안내가 먼저라는 원칙을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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