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레퍼토리·출연진 선보인 박세은의 '별들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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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레퍼토리·출연진 선보인 박세은의 '별들의 무대'

연합뉴스 2026-07-30 10:53: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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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에투알' 공연…타일러 펙 등 자국 발레단 간판작품 선보여

'우리 시대 에투알 2026' '우리 시대 에투알 2026'

[촬영 권지현]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파리의 별' 발레리나 박세은이 신선한 레퍼토리와 정상급 기량의 출연진을 내세운 공연으로 발레 팬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박세은의 기획 공연 '우리 시대 에투알 2026'에서는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프랑스·미국·이탈리아의 정상급 무용수들이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2022년 시작돼 올해로 네 번째인 '우리 시대 에투알' 시리즈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최고 등급 무용수 '에투알'인 박세은이 직접 기획하고 무용수를 섭외해 고국에서 여는 갈라 공연이다.

이 시리즈에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에투알들이 주로 참여했지만, 올해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단'과 미국 '뉴욕 시티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들을 초청해 한국에서 잘 공연되지 않은 각 발레단 대표작을 선보이도록 했다. 이들 중 뉴욕 시티 발레단의 타일러 펙과 라 스칼라 발레단의 니콜레타 마니 등은 한국을 처음 찾았다.

(왼쪽부터)박세은·타일러 펙·니콜레타 마니 (왼쪽부터)박세은·타일러 펙·니콜레타 마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공연에선 박세은이 "오래전부터 팬으로서 좋아했다"고 밝힌 타일러 펙이 돋보였다.

공연 첫 순서로 펙은 발레단 동료이자 남편인 로만 메히야와 안무가 제롬 로빈스의 '또 다른 춤들'을 선보였다. 이 작품은 왈츠와 마주르카(폴란드 민속춤)를 차용한 안무가 특징이다.

피아노 라이브 연주로 시작한 무대는 마치 무도회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남녀 무용수가 발을 구르거나 팔을 맞잡는 동작에선 유럽 민속춤의 색채가 두드러졌다.

2인무에 이어진 독무에서 펙은 쇼팽의 왈츠에 맞춰 가볍고 발랄하게 리듬을 탔다. 로빈스 안무의 특징인 자연스러움을 잘 살린 그의 움직임은 즉흥 댄스를 추는 듯 자유롭고 흥겨웠지만, 반복되는 푸앵트(발끝으로 서는 것)는 흔들림이 없었다. 피아노에 기대 연주자와 즐겁게 이야기하는 듯한 연기는 편안하면서 유머러스했다.

펙과 메히야의 두 번째 무대인 '타란텔라' 또한 관객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작품이었다. 이탈리아의 민속춤을 차용한 이 작품은 두 무용수가 신체 곳곳에 탬버린을 부딪치며 매우 빠른 템포로 에너지 넘치는 테크닉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옛 이탈리아 농촌 풍의 의상과 몰아치는 탬버린, 화려한 도약과 재빠르면서도 정교한 발놀림은 신명을 돋웠으며 축제에 온 듯한 분위기에 객석은 환호를 보냈다.

인사말하는 타일러 펙 인사말하는 타일러 펙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니콜레타 마니가 선보인 라 스칼라의 현대 발레 '카라바조' 파드되(2인무)도 흥미를 끌었다.

어둠 속 한 줄기 조명을 켠 무대 연출은 무용수의 실루엣을 살리고 명암 대비를 극대화했다. 명암을 강조한 이탈리아 바로크 화가 카라바조의 화풍을 구현한 것이다.

이 레퍼토리에선 끊임없이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지탱하며 들어 올리는 기술이 반복되는데, 마니와 그의 남편 안드리야셴코는 완벽한 호흡으로 무게 중심을 잡고 고난도 리프트를 소화했다.

이 밖에도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원들은 세계대전 시기 청년들의 방황을 표현한 '미라주', 고요한 밤 속 잠옷 입은 연인을 그려낸 '밤이 저문다' 등 한국 갈라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레퍼토리로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박세은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기욤 디오프와 꾸민 무대에서 풍부한 연기력과 표현력을 보여줬다.

'로미오와 줄리엣' 파드되에선 그믐달이 걸린 새벽녘 이탈리아의 저택을 배경으로 애절한 연기를 펼쳤다. 박세은은 특유의 우아함에 소녀 같은 풋풋한 제스처와 표정 연기를 더해 첫사랑의 설렘을 표현했다.

대미를 장식한 '타이스 명상곡' 파드되에서 그는 줄리엣과는 정반대 캐릭터인 창부 타이스를 소화했다.

10초 넘게 이어진 리프트 동작에서 탄탄한 균형 감각을 바탕으로 불안함 없이 표현한 하늘하늘한 손동작이 인상적이었다. 타이스가 명상 속 세계를 헤매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갈한 아라베스크(한쪽 다리를 뒤로 뻗는 동작)와 절제된 감성은 고요한 피아노와 첼로의 선율 속에서 삶을 성찰하는 타이스를 표현해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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