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해킹 1.6조원···과반이 북한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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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해킹 1.6조원···과반이 북한연계

한스경제 2026-07-30 08:14: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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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해킹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11억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액의 절반 이상은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공격 대상도 스마트 콘트랙트 코드에서 최근엔 개인키·서명 체계·브릿지 인프라·백엔드 시스템 등 운영 영역으로 옮겨갔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인 블록에이드는 28일(현지 시각) 공개한 ‘2026년 상반기 온체인 보안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취약점 공격 212건을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상반기 발생 건수는 지난해 연간 수치의 3배를 넘어 반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건 수뿐 아니라, 피해가 대형화한 점도 두드러졌다. 특히 북한 연계 조직이 거액의 자산을 보관하는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을 겨냥하면서 일부 사건에 피해액이 집중됐다.

▲ 대형 두 건에 8300억원···북한 조직 지목

상반기 최대 피해는 DeFi 플랫폼 켈프DAO에서 발생했다. 피해액은 2억9200만달러(약 4264억원)로 산정됐다. 또 다른 DeFi 플랫폼인 드리프트에서는 2억8500만달러(약 4161억원)가 빠져나갔다. 공격이 시작된 뒤 자산 탈취까지 걸린 시간은 약 12분에 불과했다.

두 사건에서 발생한 피해액은 5억7700만달러로 상반기 전체 피해의 절반을 웃돈다. 블록에이드는 두 공격의 배후로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 산하 조직인 ‘트레이더트레이터’를 지목했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가상자산 기업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위장 채용과 악성 프로그램 유포, 접근 권한 탈취 등을 벌이는 조직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15억달러(약 2조1900억원)를 빼낸 사건의 배후로도 거론됐다.

북한 연계 조직이 DeFi와 거래소를 잇달아 공격하는 배경에는 가상자산의 이동성과 익명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탈취한 자산을 여러 지갑과 블록체인으로 분산한 뒤 자금 흐름을 복잡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공격 한 번으로 수천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가상자산 플랫폼이 주요 표적이 된 이유로 꼽힌다.

▲ 코드보다 권한···운영 시스템 피해 74%

공격 방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스마트 콘트랙트의 코드 오류나 설계 결함을 노린 공격이 중심이이 되었다면, 올해는 개인키·서명 정보·관리자 계정·브릿지 검증망·내부 백엔드 시스템을 뚫는 방식이 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 콘트랙트 밖에서 발생한 운영 시스템 공격의 피해액은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코드에 취약점이 없어도 관리자 권한이나 서명자의 인증 정보가 넘어가면 공격자가 정상 이용자로 위장해 자산을 옮길 수 있다는 의미다.

개인키는 가상자산을 이동할 때 사용하는 비밀번호 역할을 한다. 서명 권한이나 개인키를 탈취당하면 블록체인에는 정상적인 거래로 기록될 수 있다. 사후에 이상 거래를 확인하더라도 이미 다른 지갑으로 자산이 흩어진 뒤인 경우가 적지 않다.

브릿지도 취약 지점으로 꼽혔다. 브릿지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사이에서 가상자산을 옮기는 통로다. 여러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고 대규모 자산이 모이는 만큼 검증 체계나 관리자 권한이 뚫릴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

▲ 기관 진입 확대···보안 범위도 넓혀야

스테이블코인과 자산 토큰화, 온체인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회사와 기관의 가상자산 활용도 늘고 있다. 기관 자금이 블록체인으로 이동할수록 해킹 한 건이 개별 플랫폼을 넘어 금융 서비스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진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스마트 콘트랙트 감사만으로는 최근 공격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키 분산 보관 △다중서명 체계 강화 △관리자 권한 최소화 △서명 전 거래 검증 △이상 자금 이동 실시간 감시 등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보안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도 벤나탄 블록에이드 대표 겸 공동 창립자는 “공격자들은 코드만 뚫는 데 머물지 않고 가상자산을 관리하는 시스템과 접근 지점을 노리고 있다”며, “기관은 권한 부여부터 거래 실행까지 전체 과정을 보호하는 보안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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