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커진 변동성”…코스피, 단기 패닉인가 추세 붕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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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보다 커진 변동성”…코스피, 단기 패닉인가 추세 붕괴인가

직썰 2026-07-30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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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가 중국발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회의론 확산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외국인 매도세에 개인투자자의 투매까지 겹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은 7월 한 달 동안 2363조원 증발했고, 한국형 공포지수(VKOSPI)는 장중 90선을 넘어섰다.

다만 실적 악화보다 투자심리 위축이 시장을 끌어내린 전형적인 ‘패닉 장세’로, 기업 펀더멘털이 훼손된 추세적 하락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중국발 반도체 충격에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패닉 확산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0.42포인트(p,5.98%) 내린 5663.2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지난달 19일 기록한 장중 최고치(9385.59)와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약 40% 하락했다.

전날에 이어 양 시장 모두에서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20분간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양 시장에서 이틀 연속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동반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2분기 매출 79조3000억원, 영업이익 6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6% 상승한 수치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00% 이상 증가한 93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9%대 하락한 140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5% 하락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으로 실망 매물이 출회했다”며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도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며 실망감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급락의 출발점은 중국발 반도체 충격이었다. 중국 기업들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국산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커졌고,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이어져 온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던 반도체 대표주가 흔들리자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매도세가 동시에 쏟아졌고, 공포심은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번졌다.

이 연구원은 “중국산 DUV 장비의 기술 경쟁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시장은 향후 공급 확대 가능성을 먼저 반영했다”며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 중심의 위험회피 심리가 국내 증시 전반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공포는 투자심리 지표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90선을 웃돌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심하다”,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상승장에서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포모(FOMO)’보다 시장을 관망하는 ‘조모(JOMO)’ 심리가 확산됐다.

◇반도체발 쇼크에 증시 증발…코스피·코스닥 시총 2363조원 증발

이번 급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국내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대장주의 붕괴가 시장 전체를 흔든 결과다.

7월 들어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은 6785조원에서 4669조원으로 2116조원 감소했고, 코스닥도 521조원에서 368조원으로 153조원 줄었다. 양 시장을 합친 시가총액 감소 규모는 2269조원에 달했다.

특히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충격이 압도적이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839조원에서 1175조원으로 664조원, SK하이닉스는 1825조원에서 977조원으로 847조원 감소했다. 두 종목에서만 1511조원의 시가총액이 사라지며 코스피 전체 감소분의 68.5%를 차지했다. AI 투자 기대를 이끌던 반도체 대표주가 동시에 무너지면서 시장 전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달 증시는 반등보다 폭락의 충격이 훨씬 컸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0.84%(28일), 8.95%(13일), 7.89%(2일) 등 대형 하락이 반복됐다.

결국 코스피는 7월 1일 8303.41에서 5663.24로 31.8%, 코스닥은 929.35에서 662.68로 각각 28.7%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는 23일부터 29일까지 불과 4거래일 만에 7096.89에서 5663.24로 20.2%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시장 주변 자금도 빠르게 위축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6월 말 132조4696억원에서 7월 27일 109조1675억원으로 약 23조3000억원 감소했다. 증시 대기자금까지 빠져나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업종별 차별화보다 시장 전반에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패닉셀’이 확산된 결과다.

◇공포가 공포를 부른 ‘패닉 장세’

반도체 대표주에서도 투매가 확인됐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거래대금은 각각 13조7261억원, 17조5608억원으로 두 종목 합계 0000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동안 200조원이 증발했다. 거래는 오히려 늘었지만 이는 저가매수보다 투매가 시장을 지배했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기업 실적이나 산업 경쟁력 훼손보다 투자심리와 수급이 만든 가격 조정으로 보면서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하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업황의 기본 시나리오는 이익 피크아웃이 아니라 성장률 둔화”라며 “AI 투자(Capex)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둔화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은 2027년까지 증가한 뒤 2028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주가는 상당 부분의 피크 우려를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각각 3.82배와 3.99배로 과거 실적 정점 당시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직 2027년 이후 이익 추정치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추가 하락을 정당화하려면 실적 전망 하향이라는 새로운 근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33% 낮췄고, 삼성전자도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33%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추세 붕괴보다 공포가 만든 ‘패닉 장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중국발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와 AI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단기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이 패닉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완화와 투자심리 회복 여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변동성을 곧바로 위기로 볼 필요는 없으며, 과도하게 방어적으로 대응할 국면은 아니다”라며 “이익에 대한 신뢰가 돌아오면 되돌림도 그만큼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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