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룰라 ‘정치적 출발점’ 찾아 “나는 시계를 만들었다”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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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룰라 ‘정치적 출발점’ 찾아 “나는 시계를 만들었다” 회상

이뉴스투데이 2026-07-29 21:08: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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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 전시공간에서 웰링턴 다마스세누 상파울루주 금속노조위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 전시공간에서 웰링턴 다마스세누 상파울루주 금속노조위원장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브라질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상파울루 외곽 상베르나르두두캄푸시에 있는 ABC 금속노조 본부를 찾았다. 

브라질 산업화의 심장이었던 ABC 지역은 산투안드레(Santo André), 상베르나르두두캄푸(São Bernardo do Campo), 상카에타누두술(São Caetano do Sul) 등 세 공업도시의 앞 글자를 따 만든 이름이다. 19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중심지였으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역시 이곳에서 전국적인 노동운동 지도자로 성장했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붉은 글씨로 적힌 'ABC 금속노조(Sindicato dos Metalúrgicos do ABC)' 간판이 걸려있다. 노동과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듯 로비 벽면에는 룰라 대통령을 비롯해 넬슨 만델라, 마하트마 간디, 체 게바라, 로자 룩셈부르크, 프리다 칼로 등 세계적 인물들의 초상화가 걸려있었다.

이 대통령은 웰링턴 다마스세누 노조위원장의 안내로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으로 근무했던 1975~1981년 당시 집무실을 둘러보며 조합원 규모와 주요 업종, 브라질 노조 현황 등을 관심 있게 질문했다.

다마스세누 위원장은 "브라질에는 약 1만 1000개의 노조가 있고 이 가운데 6000개 정도가 회사 노조"라며 "우리 조합원들은 주로 자동차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집무실에는 책상과 회의 테이블, 오래된 전화기와 연필깎이, 당시 사용하던 자료집과 사진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이 대통령은 전화기를 직접 만져보고 사진을 하나씩 넘겨보며 설명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 사진을 살펴보다가 다마스세누 위원장의 젊은 시절 모습이 등장하자 "본인이시네요. 이쪽 사진이 더 잘 나왔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 전시공간에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룰라 대통령이 노조위원장 시절 사용했던 사무실 전시공간에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무실 창가 쪽 수납함 위에는 룰라 대통령이 미국에서 가져와 노동운동 현장을 기록했다는 오래된 카메라가 놓여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카메라를 들어보며 설명을 들었다.

특히 다마스세누 위원장이 "모두가 에너지를 재충전하던 곳"이라며 집무실 수납장 안에 보관된 술과 술잔을 보여주자, 이 대통령은 "아주 재미있네요"라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다마스세누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집무용 의자에 앉아 달라고 권했다. 이어 "전화기를 들어 달라. 룰라 대통령도 당시에 똑같이 전화기를 들고 한쪽 손으로는 귀를 막고 찍은 사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화기를 들고 한 손으로 귀를 막는 룰라 대통령의 옛 사진 속 자세를 그대로 재현했다. 다마스세누 위원장은 "룰라 대통령이 이 사진을 보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웃으며 화답했다.

1층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두 사람의 삶이 겹치는 대화가 오갔다. 다마스세누 위원장이 어떤 직종에서 일했는지, 일하다가 변호사가 됐는지 등을 묻자 이 대통령은 "나는 시계를 만들었다" 소년공 시절을 회상했다. 이에 다마스세누 위원장은 자신 역시 폭스바겐 공장에서 금속노동자로 일하면서 공부해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웰링턴 다마스세누 상파울루주 금속노조위원장(왼쪽), 카룰로스 카라멜로 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금속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웰링턴 다마스세누 상파울루주 금속노조위원장(왼쪽), 카룰로스 카라멜로 부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문 직후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엑스, 구 트위터)에 "노동이 존중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브라질이나 대한민국이나 다를 것이 없다"며 방문 소회를 밝혔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도 "대통령님의 신념과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공간을 둘러보니 소년공으로 일하던 제 모습도 자연스레 떠올랐다"며 "'우리 모두 어렵게 자란 환경을 가졌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는 룰라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참 많이 닮아있는 삶의 궤적이 우리를 더욱 가깝게 이어주고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인 룰라 대통령의 정치적 출발점으로 알려진 장소를 방문함으로써 양 정상 간 유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더욱 심화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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