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축제, 월드컵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축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감독의 전략과 전술에 따라 펼쳐지는 화려한 골 장면이다.
경기에 임하는 감독은 가장 먼저 상대 팀을 분석한다. 상대의 공격 패턴은 어떤지, 어느 선수가 가장 위협적인지, 세트피스에 강한지, 수비의 약점은 무엇인지 수없이 영상을 분석한다. 그리고 경기장 환경과 날씨, 선수들의 체력까지 고려해 그 경기만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세운다.
예를 들어 브라질을 상대하는 전술과 멕시코를 상대하는 전술이 같을 수 없고, 조별리그와 결승전의 경기 운영이 같을 수도 없다. 만약 감독이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같은 전술만 사용하겠다”고 말한다면, 그 팀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교통안전도 똑같다.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안타까운 사고들은 어디에서나 같은 모습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가파른 고갯길이 많은 농촌과 복잡한 빌딩 숲의 도심이 다르고,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도로와 아이들이 뛰어노는 생활도로가 다르다. 밤새 도로를 달리는 대형 화물차와 골목길을 누비는 배달 이륜차의 사고 원인도 전혀 다르다. 평생을 살아온 동네 길을 걷는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과 출퇴근 차량으로 가득 찬 산업단지의 위험 요인은 완전히 다른 법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전국을 대상으로 비슷한 교과서를 읽어주고, 비슷한 현수막을 걸고, 일 년에 한두 번 똑같은 캠페인을 반복하는 데 머물러 있다.
월드컵 감독은 상대팀을 분석하지만, 교통안전기관은 도로 위의 아픔을 분석해야 한다. 어느 교차로에서 누군가의 어머니가 차가운 바닥에 쓰러졌는지, 어떤 시간대에 가장 많은 가장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는지, 왜 같은 장소에서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지를 가슴으로 분석하고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전략은 더 세심하고 따뜻하게 달라져야 한다.
정부는 이 거대한 경기에서 방향을 잡는 감독이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도로관리기관과 교통안전기관은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는 코치다. 운수회사와 시민단체는 뒤에서 묵묵히 밤을 지새우는 지원 스태프다. 그리고 이 경기장의 진짜 주인공이자, 실제 경기를 뛰는 선수는 바로 우리 국민이다.
감독이 아무리 완벽한 전술 노트를 짜도,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이 심장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그래서 교통안전은 딱딱한 ‘규제’가 아니라 가슴 깊은 ‘공감’이어야 하고, 위에서 내리누르는 ‘지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는 ‘참여’여야 하며, 반짝하고 사라지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생활 속 문화’가 돼야 한다.
월드컵에서 단 한 골이 나라 전체를 울고 웃게 만들듯, 오늘 우리가 실천한 단 한 번의 예방 활동, 단 한 번의 따뜻한 안전점검이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한 가정의 무너질 뻔한 미래를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
지역의 아픔을 달래주는 맞춤형 전략, 차종별 위험을 막아주는 세심한 교육, 도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설 개선, 그리고 첨단 빅데이터 속에 녹아든 따뜻한 정책이 하나가 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생명 존중의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월드컵 우승은 요행이나 우연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과 철저한 전략의 결과다. 사고의 원인을 파고드는 정확한 분석, 현장에 딱 맞는 맞춤형 전략, 그리고 단 한 사람의 생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국민과 함께 뛰는 가슴 뜨거운 교통안전.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선택해야 할, 가장 위대하고 감동적인 승리의 전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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