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정몽진 KCC 회장이 장남 정명선 대표가 이끄는 '호두나무'의 '완전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긴급 수혈에 나섰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두나무의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및 '최대주주등의주식보유변동'에 따르면, 정몽진 회장은 올해 1월과 이달 17일 두 차례에 걸쳐 총 7억 5000만 원을 출자해 신주 15만 주를 배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호두나무는 2022년 8월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미디어아트 등 디지털 예술 콘텐츠 기업으로, 정 회장의 장남인 정명선 대표가 사내이사로서 1인 이사 체제로 이끄는 회사다.
다만 호두나무의 재무 상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직전 사업연도 말 기준 호두나무의 자산총계는 700만 원에 불과했지만 부채총계는 2억100만 원에 달했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억9400만 원으로 떨어지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경영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직전 연도 매출액은 6100만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 2300만 원, 당기순손실 1억6400만 원을 기록했다. 자금난이 이어지며 특수관계인 등으로부터 전기와 전전기에 걸쳐 총 6300만 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경영 위기가 고조되자 정몽진 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정 회장은 올해 1월 5억 원을 투입해 호두나무 보통주 10만 주를 신규 취득하며 지분율 71.43%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약 25%의 지분으로 회사를 이끌던 정명선 대표의 지분율은 7.14%로 쪼그라들었다.
이 과정에서 호두나무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에 따라 지난 3월 KCC 기업집단 계열사로 정식 편입됐다.
이어 정 회장은 지난 17일 단행된 2억5000만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전액 출자했다. 주당 5000원에 보통주 5만 주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정 회장의 지분율은 78.95%까지 치솟았고 정 대표의 지분율은 5.26%로 더욱 하락했다.
두 차례의 수혈을 통해 투입된 7억5000만 원으로 호두나무는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오너 3세 정명선 대표의 '홀로서기'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첫 경영 시험대에서 실적 부진으로 자본잠식에 빠지며 부친의 자금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독자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정 대표의 부진은 일찍이 KCC 본체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장녀 정재림 KCC 경영전략부문장(상무)의 행보와도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정 상무는 2019년 그룹에 입사한 이후 세계적인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 인수 등 굵직한 실무를 주도하며 차기 핵심 인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 상무가 본업에서 승승장구하는 반면, 정 대표는 개인 회사에서부터 자금난에 허덕이며 부친의 도움을 받고 있어 남매간의 경영 성과가 대조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KCC 측은 오너 개인의 사재 출연일 뿐 회사 차원의 부당 지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호두나무는 KCC의 주력 사업과 무관하며 공정거래위원회 요건에 따라 계열사로 지정됐을 뿐, 실질적인 기업 간 내부 거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보고서 내 '계열회사와 특수관계인간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호두나무의 계열회사 간 자금거래, 상품 및 용역거래, 채권과 채무 잔액, 채무보증 등 주요 내부거래 지표는 모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다.
유일하게 명시된 내부거래 관련 수치는 동일인의 배우자 및 친족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차입한 6300만 원이 전부다. KCC 기업집단 내 다른 법인과 상품을 사고팔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등의 사업적 거래나 지원 정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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