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반도체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제공은 대전시
반도체 산업이 충청권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대전은 핵심 사업인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면서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가 올해 말 예비타당성조사 재신청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기업 수요 확보라는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만큼 사업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의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충청권 경제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개선됐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공장 증설과 공공 인프라 투자 기대가 이어지면서 충청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충남과 충북, 경기 등 반도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신규 투자와 공장 증설이 이어지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대전은 이 같은 흐름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연구개발(R&D) 역량은 갖췄지만 이를 생산과 투자로 연결할 산업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한계의 중심에는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 있다.
대전 첫 국가산단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지난해 입주기업 수요 부족으로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이 철회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후 시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기업 수요 조사에서는 입주 의향을 밝힌 기업은 11곳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수백 개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큰 차이다.
기업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사업 규모 축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업단지 면적과 사업비를 다시 산정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는 산단 조성을 위해 올해 말 예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으로 기업 수요를 확보해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구체적인 유치 전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추가 기업 확보 여부가 예타 통과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경제계에서는 단순히 산단 지정만으로는 기업을 끌어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기업이 요구하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용수, 물류 접근성, 협력기업 집적 등 생산 기반을 함께 갖춰야 투자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입주 이후 생산성과 비용을 따지는 만큼 연구개발 중심 도시라는 강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도 국가산단 지연에 따른 아쉬움이 나온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은 기업 투자뿐 아니라 배후 주거단지와 상업시설 개발,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지역 부동산 경기에도 파급효과를 미치는 만큼 사업이 장기화할수록 기대감도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업성과 경제성을 보완해 올해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신청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업 수요 확보를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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