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오피스 'SK하이닉스 효과' 온도차…건물주 웃고, 임차기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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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 'SK하이닉스 효과' 온도차…건물주 웃고, 임차기업 고심

르데스크 2026-07-29 16:15: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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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신논현역 인근 사옥 조성이 추진되면서 강남 오피스 시장의 임대료 상승과 지역 간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협력사와 인공지능(AI) 기업, 투자기관 등이 강남 핵심 업무권역에 집적될 경우 고부가가치 산업의 오피스 수요가 늘어나 임대료를 끌어올릴 거라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사업 추진 속도와 경기 흐름, 신규 공급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의 강남 집중과 일반 기업의 비강남 이동이 맞물릴 경우 서울 오피스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부가가치 기업은 강남 집결…경기 둔화에도 임대료 높은 수준 유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그룹은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 부지 인수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과거 '버닝썬' 클럽이 있던 곳으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의 업무시설이 들어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강남권 오피스 시장의 전반적인 거래 분위기는 이전보다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강남권 오피스 시장에서는 지난 5월까지 이어졌던 활발한 임차 문의가 이달 들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와 기업들의 비용 절감 기조, 기존 임대차계약 만료 시기에 따른 이전 수요가 맞물리면서 신규 계약은 감소하고 기존 임차 기업들의 퇴거 문의는 늘어나고 있다. 거래가 둔화되면서 일부 권역에서는 공실도 소폭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대로 오피스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6.2%를 기록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올해 1분기에는 4.1%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거래 둔화에도 강남 오피스 임대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기업 세빌스 코리아에 따르면 강남권 오피스의 명목 임대료는 3.3㎡당 13만6200원으로 도심권 오피스의 13만5200원보다 높았다. 임차 문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핵심 권역의 임대료가 뚜렷하게 하락하지 않는 것은 강남이 다른 업무권역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입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SK하이닉스가 신논현역 인근에 사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7일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남은 인재 확보와 글로벌 고객 미팅, 투자자 네트워크 구축뿐 아니라 법률·회계·금융 등 전문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과 AI·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기업의 강남 선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배경이다.

 

일반 기업들의 임차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가 유입되면 강남 오피스 시장은 업종과 자금력에 따라 수요가 엇갈리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AI와 반도체 기업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며 강남 핵심 권역에 입주하는 반면 임대료 부담에 민감한 기업은 이전을 검토하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사옥 조성이 본격화되고 관련 기업들의 추가 유입까지 이어질 경우 강남대로와 신논현역 일대를 중심으로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업무시설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데다 향후 경기 상황과 신규 오피스 공급, 기업들의 투자 기조 등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어 수요 증가나 임대료 상승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장치원 강남으뜸부동산 대표는 "SK하이닉스가 실제 입주하려면 최대 5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기업들의 유입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완공 시점의 오피스 가격이나 임대료는 당시 경기 상황과 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금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사옥이 완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 강남권 신규 오피스 공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도 변수다. 사옥 조성과 관련 기업 유입으로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대규모 업무시설 공급이 동시에 이뤄지면 임대료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 핵심 권역을 중심으로 임대료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임대료 감당 못한 기업은 비강남으로…업종·자금력 따라 업무권역 분화 우려

 

강남 핵심 업무권역의 임대료 상승이 모든 기업에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와 연계된 AI 기업, 반도체 설계업체, 투자기관, 전문서비스 기업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과 일반 기업은 비용 상승을 버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고부가가치 기업은 인재 확보와 투자 유치, 글로벌 고객사와의 교류를 위해 강남 입지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임대료가 오르더라도 강남에 입주해 얻을 수 있는 사업적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 SK하이닉스 신사옥 부지로 거론되는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 공사 현장. ⓒ르데스크

 

반면 입지에 따른 사업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기업은 임대료 상승을 고정비 부담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강남을 떠나 여의도·마곡·구로·성수 등 다른 업무권역이나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이동이 본격화하면 강남과 비강남 오피스 시장은 단순한 임대료 차이를 넘어 입주 기업의 업종과 규모, 자금력에 따라 기능이 분화될 가능성이 높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은 대기업과 AI·반도체·금융·투자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비강남권은 비용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소기업과 일반 기업의 대체 업무권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업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거점 조성이 연관 기업들의 추가 유입을 촉진해 산업 집적 효과를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이러한 집적이 특정 지역의 임대료를 끌어올려 기존 기업을 밀어내는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 특정 지역에 입주하면 협력업체와 AI 기업, 투자사, 전문 서비스 기업 등이 함께 모이는 산업 집적(클러스터)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간 정보 교류와 협업이 활발해지고 인재 확보도 쉬워져 해당 지역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이 같은 기업 쏠림은 핵심 업무권역의 오피스 수요와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면 임대료 부담이 큰 일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다른 업무권역으로 이동하면서 지역별 기능 분화와 오피스 시장의 양극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강남은 이미 국내를 대표하는 프라임 오피스 시장으로 자리 잡은 만큼 대기업의 추가 입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지역보다 클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 사옥 조성이 실제로 이뤄지고 관련 산업의 집적까지 본격화하면 강남권 내에서도 신논현역과 강남대로 등 핵심 지역과 주변 지역의 임대료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기업 사옥 이전은 해당 기업 한 곳의 입주로 끝나지 않고 협력업체와 관련 산업의 추가 수요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강남이 이미 프라임 오피스 시장으로 자리 잡은 만큼 SK하이닉스와 같은 대기업의 추가 입주는 핵심 업무권역의 오피스 수요를 더욱 확대하고 임대료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임대료 부담이 큰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다른 업무권역으로 이전하면서 오피스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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