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협 공개토론회…"학생 수 감소해도 교육에 필요한 예산 안 줄어"
"교육청 적립 기금도 고갈 직전…교부금 80%는 고정비용, 가용 재원 매우 적어"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개편을 놓고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교육계 관계자들이 모여 교부금 연동제 폐지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29일 서울시교육청 대강당에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고 교부금 축소와 관련해 교육감과 교육재정 전문가, 교육단체의 목소리를 들었다.
토론회의 형식을 빌리긴 했으나 교육계 관계자들만 참석한 만큼, 행사는 교부금 축소에 반발하는 '성토대회' 분위기로 흘러갔다. 행사에 앞서 협의회는 기획처와 교육부 실·국장을 초청했지만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해 윤건영 충북 교육감, 조용식 울산시 교육감, 권순기 경남 교육감 등은 학생 수가 적어진다고 해서 교육에 필요한 예산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점을 한입으로 강조했다.
교부금은 연동제에 따라 내국세의 20.79%가 자동 할당된다. 기획처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내년 교부금은 올해보다 20조원 가까이 증가한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연동제를 폐지할 움직임을 보인다.
정 교육감은 그러나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부금 축소'가 아니라, '앞으로 국가가 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지고 미래세대를 위해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를 다루어야 한다"며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뒷받침해온 내국세 연동의 기본원칙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육감 역시 "작은 학교라고 해도 운영과 시설관리에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안전시설 설치와 노후건물 정비에도 재정이 필요하다"면서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환경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적립 기금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문제도 거론됐다. 적립 기금은 각 교육청이 교부금이 감소하거나 갑작스러운 재정 수요가 생길 때 쓰기 위해 쌓아둔 돈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2022년만 해도 시설기금이 1조2천95억원, 안정화기금이 4천651억원 있었지만, 올해에는 각각 2천345억원, 1천543억원으로 급감했다.
조재익 전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재정 위기 상황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마련한 기금이 이미 소진 직전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건비, 학교 전출금 등 고정경비 비중이 교부금 지출의 80% 이상을 차지해 유보통합과 학생맞춤형통합지원, 이주배경학생·특수교육대상 학생 지원 등에 필요한 실제 가용 재원은 매우 적다고 짚었다.
권순형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이 거품경제 붕괴 이후 교육 재정 제도를 손질했다가 심각한 역풍을 맞은 사례를 소개했다.
권 위원은 "당시 일본 지자체는 정규직 대신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정원 쪼개기'를 했고 공교육 질 하락을 초래했다"면서 "소규모 학교는 잇따라 폐교해 지역 간 교육 격차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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