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숙박 최저가는 OTA(온라인 여행사)’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가격 비교를 앞세운 객실 판매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이를 재방문으로 연결하는 ‘고객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숙박 플랫폼 시장의 판도도 재편되는 모습이다.
2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주요 호텔 체인들이 자사 모바일 앱 및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직접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메리어트·아코르·하얏트·힐튼 등 글로벌 호텔 체인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저가 보장제’를 운영하고 있다. 동일한 객실과 숙박 기간, 취소 조건을 갖춘 외부 사이트의 가격이 더 낮을 경우 해당 가격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 할인이나 포인트까지 제공한다. 대부분 무료 멤버십 가입만으로 전용 요금 및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는 OTA보다 공식 홈페이지가 비싸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낮추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는 동시에 호텔 입장에서는 고객을 자체 채널로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OTA를 통한 예약은 객실 판매에서 거래가 끝나지만, 공식 홈페이지 예약은 고객의 예약 이력과 선호 객실, 투숙 주기, 식음(F&B) 이용 성향 등을 직접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객실, 프로모션을 제안하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고객 생애주기 관리(CLM)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호텔들이 공식 홈페이지와 멤버십 강화에 집중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최근 호텔과 리조트 홈페이지를 통합한 데 이어 약 470만명의 회원을 하나의 리워즈 체계로 연결하고 대대적인 멤버십 제도 손질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워커힐 역시 AI 기반 예약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격’ 경쟁 넘어 ‘고객 관리’ 경쟁
다만 업계는 호텔의 공홈 강화가 OTA의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OTA는 여러 호텔의 가격과 위치, 이용 후기, 취소 조건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어 신규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핵심 판매 채널이여서다.
브랜드를 정하지 않은 소비자에게 숙소를 발견하게 하는 역할은 공홈이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호텔 역시 OTA와의 제휴를 끊기보다 충성 고객은 공홈으로, 신규 고객은 OTA로 확보하는 이중 전략을 펼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에 OTA는 가격 경쟁보다 차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체 집객력이 약한 펜션·독채·감성 숙소로 영역을 넓히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실제 여기어때는 상위 1% 숙소 큐레이션 서비스 ‘블랙’의 펜션 비중을 향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숙소 수보다 발굴·선별 역량을 차별화 요소로 가져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숙박업계 경쟁 축이 ‘가격’에서 ‘고객 관리’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OTA가 신규 고객 유입과 가격 비교 플랫폼 역할을 이어가는 반면, 호텔은 공홈과 멤버십을 기반으로 확보한 고객을 반복 이용자로 전환하는 데 집중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최저가 보장제와 회원 전용 혜택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모르는 소비자들도 여전히 많아 OTA가 가장 저렴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OTA 이용자가 워낙 많아 시장이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국내 호텔들도 멤버십과 자체 채널 강화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고객을 직접 확보하고 관리하는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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