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비인후과를 찾아 3차원 CT 검사를 받은 이 씨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코막힘의 주된 원인이 단순 비염이 아닌, 콧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져 발생한 ‘비중격 만곡증’이라는 것이었다. 이 씨처럼 약물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코막힘을 겪는 환자 대다수가 비중격 만곡증을 동반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비중격 만곡증은 코의 중앙에서 비강(콧속 공간)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과 뼈 성분의 구조물인 ‘비중격’이 한쪽으로 휘어지거나 튀어나와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12세 이상 인구의 비중격 만곡증 유병률은 4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2명 중 1명꼴로 비중격이 휘어져 있는 셈이다. 이 중 남성의 유병률은 56.4%로 여성(38.6%)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의료계 현장에서는 실제 임상 검진상 만곡 소견을 보이는 비율을 약 70% 수준까지 추산하기도 한다.
비중격이 휘어지면 공기가 통하는 통로가 좁아져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히게 된다. 좁아진 비강을 보상하기 위해 반대쪽 콧살(하비갑개)이 점점 두꺼워지는 ‘비후성 비염’이 동반되면 양쪽 코가 모두 막히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구호흡(입호흡)이 습관화되면 입안이 건조해져 기관지염이나 목 감기에 자주 걸리게 되며,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만성 두통이 발생한다. 야간에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비중격 만곡증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동반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 자체를 바로잡지는 못한다. 코막힘이 심해 수면, 학습, 업무, 운동 등 일상에 지장이 생기거나 부비동염, 잦은 코피, 코골이 같은 문제가 함께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비인후과 전문 다인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 센터 최보윤 원장은 “비중격 만곡증은 단순 질환이 아닌 구조적 결함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약물이나 스프레이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분무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코막힘이 지속되어 일상 생활 및 수면에 지장을 준다면 휘어진 연골을 바르게 펴주는 비중격 교정술을 시행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최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이를 함께 치료해야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정밀 검사를 통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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