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결항 전광판·텅 빈 편의점…지진 공포에 휩싸인 구마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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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결항 전광판·텅 빈 편의점…지진 공포에 휩싸인 구마모토

연합뉴스 2026-07-29 14:35: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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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악몽 또 겪다니"·"집 어찌 됐을까"…주민들 발동동

29일 구마모토 공항의 결항 표시 전광판 29일 구마모토 공항의 결항 표시 전광판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29일 일본 구마모토 공항의 결항 표시 전광판 모습.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주변 사람들이 모두 10년 전보다 더 심하게 흔들리고 길게 이어진 지진이었다고들 합니다. 집이 어떻게 됐는지 걱정이에요."

29일 오전 일본 구마모토 공항에서 만난 현지 주민의 말이다.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탓인지 주민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역력했다.

특히 10년 전인 2016년에도 현지에서 강진을 겪은 구마모토 주민들은 당시의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듯했다.

공항 내부에서도 지진 여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광판 화면에는 전날에 이어 결항하거나 지연된 항공편 정보가 떠 있었고, 지진으로 상품 공급에 차질이 생긴 편의점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기자가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탄 구마모토행 비행기는 집으로 돌아가려는 승객들로 만석이었다.

하네다 공항의 구마모토행 탑승 게이트 앞에서 승객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TV의 지진 뉴스를 지켜봤다.

공항의 결항 관련 안내표지판 공항의 결항 관련 안내표지판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29일 일본 구마모토 공항의 결항 관련 안내 표지판.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구마모토를 오가는 항공편이 잇따라 결항한 터라 승객들은 자신의 항공편도 취소될까 봐 탑승 직전까지 마음을 졸였다.

휴가를 내고 도쿄를 찾았다가 구마모토의 집으로 돌아간다는 40대 여성 소메야는 어두운 표정으로 "가족과 친구들은 어제 모두 무사하다고 확인했는데, 집은 어떤 상황일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전날 돌아갈 예정이었으나 항공편이 결항돼 이날 겨우 가게 됐다면서 "10년 전에도 지진을 겪었는데 또 겪다니 너무 슬프다"며 "주변 사람들이 다들 엄청 놀랐고, 10년 전보다 더 많이 흔들리고 길게 지속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폭발로 건물 일부가 무너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한 '이온몰 구마모토'를 언급하며 "거기서는 젊은 사람들도 사망했다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구마모토 공항 편의점의 텅 빈 매대 구마모토 공항 편의점의 텅 빈 매대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29일 일본 구마모토 공항 편의점의 텅 빈 매대.

딸과 해외여행을 갔다가 구마모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30대 여성 후루카와도 현지 상황이 어떨지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남편은 구마모토에 남아 있다는 그는 "뉴스 화면에 나온 지진 피해 모습이 너무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후루카와 씨의 10살 딸도 "전화로 아빠를 비롯한 가족들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집도 학교도 걱정된다"고 전했다.

2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지진 뉴스 보는 탑승객들 29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지진 뉴스 보는 탑승객들

(하네다=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29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지진 뉴스 보는 탑승객들.

구마모토에서 진행되는 영어 교사 교육 프로그램 때문에 이곳을 찾았다는 필리핀 출신 에이카(35)는 "오기 바로 전날 지진이 발생했다고 해서 걱정을 했다"면서도 "일본은 지진 관리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믿을 수 있고,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구마모토의 최고기온은 35도를 웃돌아 지진 피해 주민들의 고통은 더 커진 분위기였다.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까지 마주한 공항 이용객들은 지친 표정으로 귀갓길에 올랐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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