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천축협 ‘막 하는 장사’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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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예천축협 ‘막 하는 장사’ 내막

일요시사 2026-07-29 14:24:21 신고

3줄요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예천축협에서 보험 모집 자격이 없는 직원들까지 동원해 계약을 끌어온 사실이 금융당국 조사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유통기한이 지난 한우를 판매 목적으로 보관한 혐의로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예천축협을 둘러싼 문제는 2022년 보험 모집 과정에서 먼저 불거졌다. 지역 농·축협은 금융기관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해 NH농협생명·NH농협손해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예천축협도 장기보장성보험과 가축공제 등 보험상품을 취급해 왔다.

아무나 관여

보험 모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보험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가입자에게 불리한 조건이나 고지의무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법령은 보험 모집을 할 수 있는 사람과 절차를 따로 정하고 있다. 금융기관보험대리점으로 등록된 축협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모집 행위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해야 한다.

문제는 예천축협 내부에서 자격이 없는 직원까지 보험 모집을 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예천축협은 보험 모집 자격을 갖추지 않은 직원들에게까지 실적을 배정했고, 일부 직원은 고객 응대와 가입 절차에도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실제 보험계약은 모집 자격을 갖춘 직원 명의로 처리됐지만, 정작 고객에게 상품을 안내하고 가입을 권유한 직원은 따로 있었다. 보험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서 직원들까지 실적표에 이름을 올렸고, 개인별 목표와 달성률도 별도로 집계됐다.

실적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직원들에게는 후속 조치가 뒤따랐다. 2021년 4월 내부에서 공유된 메일에는 일정 실적을 채우지 못한 직원들에게 보험 추진 계획을 제출하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 계획서를 낸 뒤에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도록 했다.

메일에는 보험 판매를 두고 “매년 하던 일”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개인별 보험 실적이 수시로 공유됐다.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교육이나 점검을 진행한다는 내용도 오갔다. 장기 보장성보험 가입 건수를 두고는 ‘필수’라고 표현하며 실적 달성을 독려하기도 했다. 보고 체계도 갖춰져 있었다.

보험계약 121건 타인 명의로
무자격 직원까지 영업에 동원

내부 자료에는 직원들의 보험 실적을 주 단위로 취합하고, 그 결과를 전무와 조합장에게 보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적 달성을 독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 성과에 따라 직원 개인이나 팀에 포상하는 방식도 함께 활용됐다.

조합 입장에서 보험은 좋은 수익사업 중 하나다. 실제 내부 대화 자료에는 직원이 보험료와 납부 방식, 계약 진행 상황 등을 고객과 주고받은 정황이 담겼다. 한 직원은 고객에게 보험료와 납부 방식 등을 설명하고, 계약 진행에 필요한 내용을 주고받았다.

고객과 나눈 대화에는 가입 대상, 납입 기간, 보험료, 계좌, 서명 여부 등을 확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객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질문을 전달하거나, 계약 체결 이후 처리 상황을 안내하기도 했다.

2022년 여름에는 하나로마트 정육부서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한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예천축협 본점 식육 코너 냉장고에 정상 제품과 함께 보관된 상태였다. 당시 냉장고 안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한우 4점, 46.2㎏이 들어 있었다. 제품마다 유통기한이 달랐고, 일부는 표시된 기한을 50일 넘긴 상태였다.

한 달여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확인된 한우는 모두 7점, 59.3㎏이었다. 한우 등심 4점과 채끝 3점으로, 유통기한은 짧게는 13일에서 길게는 53일까지 지나 있었다. 가장 오래된 등심은 유통기한이 6월4일까지였지만 7월 말까지 냉장고에 남아 있었다.

내부 메신저에서도 해당 고기와 관련한 대화가 오갔다. 직원들은 냉동 보관 중인 꽃등심 수량을 확인하고, 상태를 살펴본 뒤 사용할 수 있는지 판단했다. 한 직원은 일부 고기에 대해 “못 살린다”며 폐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유통기한이 지난 축산물은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처리·가공·포장·보관해서는 안 된다. 폐기할 제품이라면 정상 제품과 구분해 ‘폐기용’이라고 표시한 뒤 별도의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폐기 내역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위법 사실은 내부 고발을 계기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예천축협에서는 보험 모집 자격이 없는 직원 13명이 실제로 모집한 보험 계약 121건을 자격을 갖춘 직원 명의로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무자격 모집에 관여한 직원들에게 약 3800만원의 모집 수수료도 지급됐다. 금융당국은 예천축협에 과태료 5850만원과 기관 경고 처분을 내렸다. 당시 조합장에게는 문책 경고, 전무에게는 견책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기한 지난 고기
판매 목적으로 보관

축산물 관리 과정에서도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 대구지법 상주지원은 지난해 11월 유통기한 또는 소비기한이 지난 한우를 판매 목적으로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예천축협 임직원들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폐기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폐기 대상 한우를 다시 가공해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기로 공모했다.

2022년 7월에는 축산물유통센터 정육부 냉장실에 유통기한이 지난 한우 59.3㎏을 보관했고, 2024년 2월에는 사료창고 냉동고에 소비기한이 지난 한우 142.9㎏을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당시 상무와 과장 등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서 8개월을 선고했다. 이 가운데 1명에게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예천축협 법인에는 벌금 2000만원이 부과됐다.

실제 판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유통기한이 지난 한우가 보관돼있던 사실은 확인했지만, 해당 제품이 소비자에게 넘어갔다는 직접 증거까지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보관 상태와 장소, 기간 등을 달리 봤다. 폐기 대상 제품을 따로 분리하지 않은 채 보관한 경위 등을 근거로 단순한 관리 소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판매를 염두에 둔 보관으로 인정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범행이 축산물의 위생적인 관리와 유통을 해쳤고 죄책도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일부 범행이 직장 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임직원 실형

예천축협 측은 보험업법 위반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 따라 관련 책임자 징계 등 후속 조치를 마쳤으며, 해당 사안을 종결했다”며 “조합 총회와 대의원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현재는 제도를 개선해 같은 방식의 보험 모집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는 “기한이 지난 축산물이 현장에서 발견된 사실과 관리·감독이 미흡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해당 제품이 실제 판매된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로,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말 많은 경북 축협 조합장들

경북 북부에 구제역 위기 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이 내려진 가운데 지역 축협 조합장들이 베트남 연수를 떠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일 MBC 보도에 따르면 대구·경북 축협 운영협의회 소속 조합장 10여명은 최근 베트남 나트랑으로 출국했다. 4박5일 일정 가운데 방역 관련 기관 방문은 두 차례에 그쳤고, 관광지 방문과 야간 시티 투어, 마사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출국 당시 경북 북부 6개 시·군에는 구제역 ‘심각’ 단계가 발령돼 가축시장 운영이 중단되고 축산 종사자와 차량에 48시간 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방문단에는 안동·문경·영주 지역 조합장도 포함됐다. 논란이 커지자 일부 관광 일정은 현지 대형마트와 시장을 둘러보는 일정으로 바뀌었다.

참석자들은 해외 연수여서 국내 모임과는 다르며, 방역상 큰 문제가 없다는 자문을 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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