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서 없는 법인카드’···홍명보 논란 키운 축구협회 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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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서 없는 법인카드’···홍명보 논란 키운 축구협회 관리 부실

이뉴스투데이 2026-07-29 13:23: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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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왼쪽)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연합뉴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왼쪽)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둘러싼 논란이 개인의 사용 적절성 여부를 넘어 대한축구협회의 내부 관리 시스템 부실 문제로 번지고 있다. 협회 규정상 자택 인근이나 휴일에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실제로는 관련 서류조차 제출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규정은 있었지만 관리가 없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202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협회 법인카드로 총 3742만원을 사용했다. 이 가운데 1406만원은 자택이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서 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용 내역에는 자택 인근 호텔과 음식점 등이 포함됐으며, 어린이날과 현충일, 광복절 등 공휴일에도 분당구 소재 업소에서 수십만원씩 결제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사용 장소보다 협회의 사후 관리다.

대한축구협회 업무추진비 운영지침은 휴일이나 자택 인근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할 경우 출장 등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제출하거나 별도의 소명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적인 사용으로 오해받을 소지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내부 통제 장치다.

그러나 협회는 홍 전 감독의 자택 인근 결제와 관련해 별도의 소명서를 제출받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국회 상임위에서 질의하는 진선미 의원[사진=연합뉴스]
국회 상임위에서 질의하는 진선미 의원[사진=연합뉴스]

협회는 영수증에 참석자와 참석 인원을 기재했고 매월 사용 내역을 점검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인카드 담당자가 "소명서는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협회의 설명과 실제 관리 방식 사이에 괴리가 드러났다.

결국 핵심은 홍 전 감독이 자택 인근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협회가 스스로 만든 규정을 제대로 집행했느냐는 점이다.

더욱이 이번 논란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선 감사에서 축구협회의 법인카드 관리 문제를 지적했고, 협회는 올해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교육 이후에도 홍 전 감독은 자택 인근에서 약 994만원을 추가 결제했고, 이 역시 별도의 소명 절차는 확인되지 않았다.

감사를 받고 교육까지 실시했음에도 동일한 관리 방식이 반복됐다면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축구협회의 법인카드 운영을 둘러싼 의문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협회는 2021년 벨기에 항공업체에 법인카드로 약 9800만원을 결제했다. 협회는 이를 추가 수하물 운송 비용이라고 설명했지만, 국회에서는 사실상 전세기 이용 비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자택 인근 법인카드 사용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협회의 예산 집행과 사후 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을 둘러싼 문제가 여러 차례 제기됐음에도 내부 지침과 소명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또다시 확인됐다"며 "예외적 결제에 대한 증빙과 점검 절차를 강화하는 등 법인카드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홍명보 전 감독 개인에 대한 책임 여부와는 별개로 대한축구협회가 공적 예산을 관리하는 조직으로서 내부 통제 원칙을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지 되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규정을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규정을 실제로 지키고, 예외가 발생했을 때 이를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축구협회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법인카드 운영과 점검 절차 전반을 재정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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