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가상자산 ‘위믹스’(WEMIX)가 또다시 해킹 사고에 휘말렸다. 지난해 플레이 브릿지 해킹과 늑장 공지 논란으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지 1년여 만에 또다시 수십억 원 규모의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7일 공식 확인된 사고는 위믹스 생태계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WEMIX$) 관련 스마트 컨트랙트 관리자 권한이 탈취되면서 일어났다. 연이은 악재와 복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보안 시스템 허점으로 위믹스는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위메이드 ‘위믹스’, 게임 재화 연동 및 현금화 기틀 마련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지난 2020년 선보인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이다. 출시 당시 P2E(Play to Earn) 게임 생태계 유틸리티 토큰으로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단순 가치 저장 및 탈중앙화 금융(DeFi) 중심 가상자산과 차별화된 포지션으로 주목받았다.
가장 큰 차별화 요소는 블록체인 게임 내 재화와 위믹스를 직접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믹스는 ‘미르4 글로벌’과 ‘나이트 크로우’ 등 게임 내 재화와 연동된다. 유저가 게임 아이템이나 재화를 토큰으로 교환한 뒤 이를 위믹스로 전환하면 현금화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는 방식이다.
출시 초기 클레이튼 기반 토큰으로 출발한 위믹스는 이후 자체 독자 메인넷인 ‘위믹스 3.0’을 구축하고 1달러 가치를 보증하는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를 발행하며 가상자산 종합 금융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추진해 왔다.
유통량 논란부터 해킹까지…위믹스 주요 사건과 해명
위믹스는 사업 초기 위메이드 장현국 전 대표의 적극적인 사업 전개와 마케팅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으나 성장세 뒤로 연이은 논란과 보안적 한계를 드러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2년 약 2000억원 규모 위믹스를 사전 예고 없이 매각해 확보한 수익을 투자 자금으로 활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샀다. 코인의 경우 매도 전 사전 공시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어 위법성은 없으나 장 전 대표는 향후 코인 매도 시 사전 공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익 역시 생태계에 재투자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국내 주요 거래소는 위믹스를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서와 실제 유통량 간 차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시에 제공하지 않아 신뢰성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장 전 대표는 지스타 2022에서 상장폐지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결국 같은 해 11월 DAXA에 의해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 지원이 종료됐다.
당시 장 전 대표는 온라인 긴급 방송을 통해 거래 지원 종료는 특정 거래소의 불공정 행위로 인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유통량 소명을 위한 가이드라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통보 전까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받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이후 위믹스는 지난 2023년 2월 코인원에 재상장되며 복귀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지난해 3월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외부 공격으로 위믹스 약 860만 개가 비정상 출금되는 보안 사고를 겪었다.
당시 위메이드는 사고 발생 나흘 뒤에야 해당 사실을 뒤늦게 공지하면서 투자자들의 패닉셀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 영향으로 지난해 5월 DAXA 소속 거래소들로부터 불성실 공시 및 미흡한 보안을 이유로 또다시 상장폐지 판정을 받았다.
위메이드는 “공격자의 추가 침투를 막고 수사기관 신고 및 보안 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이었으며 초기 공지가 해커의 추가 공격과 시장 패닉을 유발할 수 있어 공개 시점을 조율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손실 자산에 대한 바이백을 통해 가치 보존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위믹스달러’ 컨트랙트 관리자 권한 탈취 사고 개요
이번 사고는 지난 26일부터 28일 사이 ‘위믹스달러’ 관련 스마트 컨트랙트 관리자 권한이 탈취되면서 발생했다. 해커는 탈취한 권한을 악용해 약 522만 위믹스달러를 무단 발행한 뒤, 이를 위믹스 약 3만736개와 USDC.e 약 72만4198개로 전환해 크로스체인 브릿지로 외부 체인으로 유출했다.
사고 탐지 직후 위메이드는 위믹스 3.0 브릿지 운영과 탈중앙화 거래소(DEX) 유동성 풀 등 관련 서비스를 즉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요 해외 거래소 및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자산 동결을 요청하고 자금 추적 조치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사건 경위 파악 후 공지를 올리느라 수 시간의 차이가 발생했다”라며 “추진 중이던 해외 거래소 상장 및 재상장 추진 계획은 지속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일정 변경 여부는 현시점에서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신뢰의 위기’ 빠진 위믹스, 향후 전망은?
위믹스의 향후 사업 전망은 연이은 보안 사고와 악재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상자산 생태계의 핵심 가치가 보안과 신뢰에 있는 만큼 유통량 불일치 논란에 이어 연이은 해킹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와 해외 파트너사의 신뢰가 실추됐다.
특히 해외 거래소 상장을 통해 반전을 모색하려던 위메이드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사고가 관리자 권한 탈취라는 내부 보안 관리의 치명적 허점에서 비롯된 만큼 근본적이고 강도 높은 보안 쇄신안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위믹스 보안 관련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라며 “무엇보다 위메이드 박관호 의장이 회사를 떠나는 타이밍에 발생한 만큼, 위믹스 관련 사업이 완전히 멈춰버린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도 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송진원 기자 jin1@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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