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시작된 한국의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프로젝트가 유엔(UN) 공식 무대에서 소개됐다.
이태석재단은 지난 7월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고위급 정치포럼(HLPF) 공식 세션에서 ‘남수단 AI 교과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NGO가 신청한 가운데 최종 선정된 19개 단체만 참여한 공식 세션으로, 한국 NGO 가운데서는 이태석재단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태석재단은 세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서 남수단 현장에서 추진 중인 AI 교육 모델과 성과를 국제사회에 공유했다.
발표를 맡은 구교산 이태석재단 미주지부장은 남수단 교육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교과서 시범사업과 운영 성과를 소개했다.
남수단은 오랜 기간 교육 인프라 부족과 교사 부족 문제를 겪어온 국가다. 이태석재단은 제한된 교육 환경에서도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교육 모델 개발에 나섰다.
재단이 개발한 AI 교과서는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태블릿을 활용해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장 큰 특징은 고(故) 이태석 신부를 AI 아바타로 구현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AI 아바타와 대화를 통해 교과 내용을 질문하고 답변을 받으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남수단에서는 이태석 신부의 삶과 봉사 활동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소개되고 있다. 학생들은 기존 교과서 속 인물을 AI 기술을 통해 다시 만나면서 학습과 인성교육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
AI 교과서 사업에 대한 남수단 정부의 관심도 이어졌다. 제임스 와니 이가(James Wani Igga) 남수단 제2부통령은 사업 내용을 전달받은 뒤 프로젝트 추진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쿠올 아볼 쿠올(Kuol Abol Kuol) 교육부 장관은 AI 교과서 시연을 참관한 후 교육부 관계자 설명회를 진행했다.
남수단 교육부는 이후 이태석재단과 AI 교과서 보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사업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정부 관계자와 국립주바대학교, IT 기업, NGO 관계자 등이 참석한 정책 세미나에서는 AI 교과서 활용 방안과 교육 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당초 1시간 일정으로 계획됐던 행사는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으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되며 현지 교육 관계자들의 관심을 확인했다.
구수환 이태석재단 이사장은 AI 기반 교육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구 이사장은 “AI는 교사를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교육 기회를 갖지 못한 아이들에게 또 한 명의 선생님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태석 신부의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AI와 교육으로 이어가는 것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엔 발표는 남수단에서 출발한 교육 혁신 모델이 국제사회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남수단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여러 국가로 AI 교과서 사업을 확대해 교육 소외지역 아이들에게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AI를 활용한 교육 혁신 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태석재단의 사례는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 AI가 교육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다만 AI 기반 교육 모델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현지 디지털 인프라 확보, 유지보수 체계 구축, 교사와 학생 대상 AI 활용 교육 등 장기적인 운영 기반 마련이 과제로 남는다.
이태석재단은 향후 남수단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지역 내 AI 교육 모델 확산과 국제 협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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