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모텔에서 생후 67일 아기를 방임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부모에게 항소심도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셔터스톡
모텔 달방에서 홀로 태어난 아기는 단 67일 만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예방접종은커녕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았던 아기의 요람은 오물과 악취가 진동하는 모텔방 쓰레기더미였다.
축복 대신 지독한 방임과 고통만을 겪다 떠난 아기. 그리고 숨진 아기를 검은 옷으로 감싸 쓰레기더미에 은닉한 비정한 부모. 법원은 이들에게 어떤 심판을 내렸을까.
최근 광주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 '목포 모텔 영아 사망 및 시체유기 사건'의 판결문을 통해 참혹했던 67일의 기록과 법원의 엄중한 꾸짖음을 짚어봤다.
분유 대신 음료수… 방값 독촉 피해 아기 외면한 아빠
비극의 씨앗은 2024년 5월, 전남 목포의 한 주점에서 접객원과 손님으로 만난 피고인 A씨(여)와 B씨(남)의 교제에서 시작됐다.
모텔 '달방'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A씨는 B씨의 아이를 임신했고, 2025년 5월 말 예정일보다 한 달 일찍 홀로 아기를 출산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부모로서의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모 등 가족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음에도 '출산 사실을 알리기 싫다'는 이유로 모든 지원을 회피했다.
아기가 머문 모텔방은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 기저귀와 배설물이 뒤섞여 밖으로까지 악취가 새어 나올 정도로 참혹했다.
엄마 A씨는 귀찮다는 이유로 불규칙하게 분유를 주었고, 분유가 떨어지면 물이나 음료수를 먹이기도 했다. 허리와 엉덩이에 수포가 번져도, 호흡을 힘들어해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아빠 B씨의 행동은 더욱 무책임했다. 틈틈이 모텔을 찾긴 했지만, 다른 여성과 교제 중이었던 그는 양육을 오롯이 A씨에게 떠넘겼다.
특히 아기 사망 직전인 7월 초, 인터넷 검색을 통해 출생신고 없이도 응급조치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이를 방관했다. 심지어 모텔 업주의 밀린 방값 독촉이 듣기 싫다는 황당한 이유로 발길을 뚝 끊었다.
결국 아기는 2025년 7월 말, 생후 67일 만에 숨을 거뒀다. 사망 당시 아기의 키는 45.8cm, 머리둘레는 32cm. 생후 2개월 남아의 평균(신장 58cm, 머리둘레 39.5cm)에 한참 못 미치는 영양결핍 상태였다.
두 사람은 숨진 아기를 검정 옷으로 둘러싸 모텔 쓰레기더미에 방치했고, 시신은 8월 10일 현장을 수색하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법원의 분노 "아기의 생명보다 두려움과 부담이 먼저였나"
1심을 맡은 광주지법 목포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정현기)는 이들에게 각각 아동학대치사 및 시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 곳곳에서 이들의 비정함을 매섭게 질타했다.
법원은 "사람의 생명은 법이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이자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이고, 갓 태어난 아기의 생명도 그 예외일 수는 없다"며 형벌 이유를 명확히 했다.
특히 주변 비난과 양육 부담을 피하려 아기를 방치한 점을 지적하며, "이는 결국 위와 같은 것들을 피해 아동의 생명보다 더 무겁게 인식했던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피해 아동은 부모의 따뜻한 돌봄과 사랑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한 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쓰레기더미에 시신을 은닉한 행위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피해 아동에 대한 사랑이나 존중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2심 법원도 "엄중한 처벌 불가피"… 징역 7년 확정적
이어진 항소심에서도 법원의 판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2026년 4월,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는 피고인 A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비교적 어린 나이에 홀로 출산을 겪으며 극도의 무기력과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졌던 점은 참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피해 아동 어머니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고귀한 새 생명을 유기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못 박았다.
다만, 아빠 B씨의 경우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별개의 사기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된 전과가 발견되어 절차상 원심(1심) 판결을 직권 파기하고 새로 형을 정해야 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 역시 B씨의 중대한 죄책을 물어 1심과 동일하게 징역 7년을 굳건히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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