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 폐막…한국 공연예술 글로벌 유통 논의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작가 한강의 소설 낭독과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 등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2만여 명의 관객을 만났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지난 25일 폐막한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이들 작품을 포함한 9편의 한국 공연 대부분이 전석 매진되며 총 2만1천명의 관객을 모았다고 29일 밝혔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 등과 함께 세계적 공연예술 축제로 꼽힌다.
올해 행사에선 한국어가 아시아권 언어 최초로 '공식 초청 언어'로 채택돼 한국의 예술과 문화가 집중 조명됐다.
또한 한국의 공연예술 작품 9편이 페스티벌 공식 프로그램으로 초청됐다. 이 축제에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된 것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었다.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공연은 주 무대인 아비뇽 교황청 극장에서 진행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을 낭독한 공연 '새'였다.
이 공연에선 한국 배우 이혜영과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제주 4·3사건을 소재로 한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낭독했다. 원작자 한강도 공연 말미에 직접 무대에 올라 낭독을 이어갔으며 2천명의 관객이 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소리꾼 이자람의 창작 판소리 '눈, 눈, 눈'도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눈, 눈, 눈'은 톨스토이의 소설 '주인과 하인'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현지 언론 '텔레라마'는 "한국어 프로그램 중 가장 환호할 만한 발견은 단연 이자람이었다"며 "관객을 판소리의 세계로 완전히 끌어들였다"고 소개했다.
폭염이 프랑스를 덮친 가운데 기후 위기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 안무가 허성임의 '1도씨'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인간이 만든 재앙을 압도적인 에너지로 무대 위에 새겼다"고 호평받았다.
'연극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입센상을 받은 구자하 작가는 '쿠쿠', '한국 연극의 역사', '하리보 김치' 세 편을 선보였으며 공연이 끝난 뒤 한식 체험도 진행해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외에도 제주 4·3 사건을 다룬 이경성의 '섬 이야기', 제주 해녀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이진엽의 '물질', 전통예술 기반 창작단체 리퀴드사운드의 공연 '긴:연희해체프로젝트Ⅰ'도 대부분 매진돼 열띤 호응을 얻었다.
공연과 함께 국제 네트워킹 행사도 열려 한국 공연예술의 글로벌 유통 논의가 진행됐다. 페스티벌을 총괄한 티아고 호드리게스 예술감독은 "올해 페스티벌 초청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한국 예술가들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이번에 모인 관심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공연예술이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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