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좋아하는 트럼프, 전황 호전되니 젤렌스키에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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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좋아하는 트럼프, 전황 호전되니 젤렌스키에 호감

연합뉴스 2026-07-29 10:35: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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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산업·드론 방어 능력 높이 평가

작년 2월말 충돌 후 4월 바티칸 회동 계기로 관계 호전 시작

젤렌스키와 트럼프 젤렌스키와 트럼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제공 UPI=연합뉴스) 2026년 7월 2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Photo by Ukrainian Presidential Press Service /UPI) 2026.7.28.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우크라이나의 전황이 호전되면서 최근 몇 주 사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가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자 신문에서 보도했다.

WSJ 취재에 응한 익명의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자'를 좋아하며 그가 판단하기에는 젤렌스키가 점점 승자처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을 가하는 것을 보고 젤렌스키의 강인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트럼프는 또 우크라이나의 드론 산업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리게 됐으며,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개조한 러시아군 드론의 공격을 막아내는 우크라이나의 능력에도 감탄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제 드론 우크라이나제 드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우크라이나의 이런 능력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막아내려는 미국과 중동 동맹국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후 4년 반 가까이 전쟁을 치르면서 우크라이나는 군사용 드론 강국으로 변모했다.

우크라이나의 연간 드론 생산량은 전쟁 첫 해인 2022년 약 5천대에서 올해는 수백만대 수준으로 급증했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를 바탕으로 인구와 산업 역량이 우세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성과를 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주말에 카스피해를 통해 이란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운반하는 선박들을 타격했으며, 이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전쟁 역량에 대한 트럼프의 평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지적된다.

한때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된 것처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후 1개월도 안 된 작년 2월 19일 젤렌스키를 "선거도 치르지 않는 독재자"라고 비난했으며, 작년 2월 28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를 만났을 때는 카메라 앞에서 공개적으로 불화를 드러냈다.

불화 드러내는 젤렌스키와 트럼프 불화 드러내는 젤렌스키와 트럼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2월 2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 (EPA/JIM LO SCALZO / POOL) 2026.7.29.

백악관 회동 며칠 후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원조와 정보공유를 정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 후 여러 달에 걸쳐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과 고(故)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의원 등 공화당 원내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호의적으로 바뀐 데에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이종격투기(UFC) 경기 전에 집무실에서 만난 우크라이나의 헤비급 복서 올렉산드르 우시크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시크는 트럼프에게 우크라이나인들은 투사이며 승자라면서 복싱 글러브를 선물했으며, 대화 도중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어떻게 다르냐'는 트럼프의 질문을 받자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며 차이는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우파 활동가 로라 루머도 최근 트럼프와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해 호의적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루머는 다년간 우크라이나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지난주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 인터뷰를 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을 둘러보면서 "그간 러시아의 선전에 놀아났다"며 친(親)우크라이나 입장으로 선회했다.

루머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는 지난해 4월 프란치스코 교황(1936-2025년)의 장례식을 계기로 바티칸에서 트럼프와 했던 짧은 면담이 "15∼20분 사이에 관계를 바꾼" 전환점이었다고 털어놨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바티칸 회동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바티칸 회동

(우크라이나 외무부 배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4월 26일 바티칸시국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 외무부 배포 사진. 보도용으로만 사용 가능. 판매 불가] 2026.7.29.

젤렌스키는 당시 면담에서 러시아와 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생할 인명 손실을 트럼프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강한 호감을 표현하고 있다.

트럼프는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와 회담하면서 "우리는 실제로 좋은 관계로 발전했다. 믿기 어렵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28일 오전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로 회담하고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생산 허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

다만 변덕이 심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젤렌스키에 대한 호의적 태도가 지속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과거에는 트럼프와 그 측근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득하는 데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건설적 역할을 하고 양측과 대화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한 백악관 당국자는 WSJ에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합의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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