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담배회사 간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업무보고 자리에서 "담배소송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고 직접 물으며 관심을 보인 가운데 13년째 이어진 소송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직무대리인 엄호윤 기획이사에게 "담배소송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다. 엄 이사는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재판이 시작된 지 20년쯤 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이 담배소송은 국내에서 흡연 피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본격적으로 묻기 시작한 대표적 소송이다. 1999년 폐암 환자와 가족들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2014년 개인별 인과관계 입증이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같은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3곳을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이 흡연 관련 질환 치료에 지급한 건강보험 급여비 533억원을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 대상은 30년 이상 1년간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한 뒤 폐암이나 후두암 진단을 받은 환자 3465명에게 지급된 보험급여다. 공단은 담배회사의 제조물 책임과 흡연 피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인정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20년 1심과 올해 1월 2심 모두 공단이 패소했다. 재판부는 흡연과 폐암의 역학적 관계만으로 개별 환자의 질병 발생 원인을 추정하기 어렵고, 고도 흡연 사실만으로 담배회사의 불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단은 지난 2월 대법원에 상고하며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 제조사의 제조물 책임, 건강보험 비용 부담 구조 등을 다시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은 사건을 심리불속행으로 종결하지 않고, 본안 심리에 착수하기로 했다.
다만 사건 주심이던 노경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후임 지정 전까지 심리가 잠시 중단된 상태다. 대법관 인선 이후 본격적인 심리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은 최근 상고이유보충서를 통해 담배회사의 위험방지 의무 위반, 흡연의 중독성, 변화한 사회적 인식과 보건 규제 등을 추가로 제시하며 상고심 대응 논리를 보강했다.
아울러 이번 소송은 최근 취임한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의 첫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13년째 이어진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앞둔 만큼 공단의 상고심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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