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핵심 개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초고가·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은 강화한다는 정부 기조가 구체화되면서 장특공제 역시 보유 중심에서 실거주 중심으로 손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공제 한도 신설과 거주 요건 조정 여부에 따라 서울 고가주택 보유자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시장도 개편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개편의 큰 방향은 실수요자는 보호하면서 초고가 주택과 투기 목적 보유에 대한 과세 형평성을 높이는 것이다.
장특공제는 양도세 계산 시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로 장기간 보유·거주한 기간을 반영해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는 실거래가 12억원을 초과하는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최대 40%씩, 총 80%의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장기간 보유와 실거주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양도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최근 장특공제가 개편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서울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공제 혜택이 과도하게 집중된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행 장특공제는 양도차익 규모가 클수록 공제 혜택도 커지는 구조"라며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임 청장이 공개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세대 1주택자가 적용받은 장특공제 규모는 5조320억원으로 이 가운데 4조5000억원이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도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지난 4월에는 "비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은 줄이고 실제 거주기간에 대한 감면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실거주자 보호와 투기성 보유에 대한 과세 강화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1주택은 보호하되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 투기 목적 보유에는 부담을 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장특공제를 비롯한 양도세 제도 개편에도 반영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제 개편 논의 과정에서도 장특공제 손질 필요성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지난 27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세제 분야 기조발제를 맡은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거주용 1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비거주 주택은 거주 중심으로 공제 체계를 전환해 세 부담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 일정 한도를 두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제 한도 도입 여부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정부가 세제 개편 방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27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토론회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짚어줘 정부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이라며 "보유세 강화 방식과 초고가 주택 기준,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설정 방안, 보유세 강화에 따른 다주택자의 퇴로 마련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장특공제가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될 경우 일부 절세 목적의 매물이 단기적으로 출회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다만 실거주 수요가 탄탄한 서울 핵심지는 보유 성향이 강한 만큼 시장 전반의 가격 흐름을 바꿀 정도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장특공제는 양도세 부담을 결정하는 핵심 제도인 만큼 공제 한도와 거주 요건이 어떻게 설계되는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며 "실거주 중심으로 제도가 개편되면 장기간 보유만으로 공제 혜택을 받아온 일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커질 수 있지만, 세제 개편만으로 시장 흐름이 급격히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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