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틀을 정할 ‘클래리티법’이 이번 주 상원 본회의 심의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공화당 지도부는 클래리티법 심의를 시작하기 위한 의사진행 동의안에 토론종결(클로처·cloture)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토론종결안이 제출되면 통상 두 번째 회의일에 표결이 이뤄지고, 법안을 본회의 심의로 넘기려면 재적 5분의 3인 60표가 필요하다.
관건은 민주당의 협조다. 공화당(53석)만으로는 60표에 못 미쳐 민주당에서 최소 7표를 더 확보해야 하는데, 협상파 의원들이 현행 수정안에 제동을 건 상태다. 존 튠 공화당 원내대표마저 휴회 전 처리는 어렵다는 신중론을 편 터라 법안 처리가 9월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공화 53석으론 부족···민주당 표심이 관건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성향 무소속 47석으로 짜여 있다. 공화당 전원이 찬성해도 민주당 7표가 더 있어야 60표에 이르며, 여기서 결석이나 이탈표가 나오면 필요한 민주당 표는 더 늘어난다.
공화당 내부 표 계산도 유동적이다. 업계에서는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워온 미치 매코널 의원의 출석 여부를 변수로 꼽는다. 조시 홀리·랜드 폴 의원의 찬반도 확정되지 않았다. 두 의원은 앞선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 표결에서 반대한 전력이 있다.
시간표도 촉박하다. 상원은 8월 초 장기 휴회에 들어가며, 정규 회기 기준 내달 7일이 사실상 휴회 전 마지막 일정이다. 토론종결안(클로처) 제출과 표결, 본회의 토론, 수정안 처리까지 감안하면 이번 주 안에 절차를 시작해야 휴회 전 처리 가능성이 남는다.
공화당은 지난 22일 대통령·부통령·연방 의원·판사 등 고위 공직자가 재임 중 대가를 받고 디지털자산을 발행·후원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616쪽 분량의 수정안을 공개했다. 은행위원회안과 농업위원회안을 통합한 이 법안은 대상 공직자에게 보유 자산 매각이나 백지신탁을 의무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거래에 공시 의무를 부과했다.
하지만 민주당 협상파 7명은 △공직자 윤리 △소비자 보호 △불법 금융 차단 △이해충돌 방지 △시장 건전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며 반대했다. 표결에 필요한 표를 쥔 핵심 의원들로, 앤절라 앨소브룩스 의원(메릴랜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대 쟁점은 윤리 규정의 집행 주체다. 최신안은 집행 권한을 법무부에 단독으로 부여했으나, 민주당은 견제가 부족하다며 주(州) 법무장관에게도 권한을 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톰 틸리스 의원(노스캐롤라이나)이 더 강한 윤리 조항을 담기 위한 초당적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루벤 가예고 의원(애리조나)이 틸리스 의원 등과 대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추진되는 절차는 법안의 최종 통과 여부를 가리는 표결이 아니다. 클래리티법을 본회의에 올려 토론과 수정안 심사를 시작할지를 묻는 첫 관문이기 때문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클로처를 제출하면 곧바로 표결하지 않고 규정에 따라 하루를 넘겨 다음 회의일에 표결한다. 이때 토론을 끝내려면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60명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27일(현지 시각) 클래리티법 관련 토론종결안은 공식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 하원·상임위 넘었지만···본회의가 최종 관문
클래리티법은 디지털자산의 증권·상품 구분 기준을 세우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감독 범위를 나누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중개업자·딜러를 은행비밀법상 금융회사로 편입해 자금세탁 방지와 고객확인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았다.
하원은 지난해 7월 17일 이 법안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가결했고, 상원 은행위원회도 지난 5월 14일 15대 9로 본회의에 넘겼다. 상임위 단계에선 초당적 찬성표가 나왔지만, 윤리 규정과 불법 금융 차단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본회의 국면에서 다시 불거졌다.
공화당이 이번 주 절차 표결을 시도하더라도 60표 확보에 실패하면 법안 논의는 9월 이후로 밀릴 전망이다. 반대로 민주당 협상파가 수정안에 동의하면 휴회 전 본회의 심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표결은 법안의 향방을 가늠할 첫 시험대"라며 "공직자 윤리와 불법 금융 차단 규정을 둘러싼 막판 절충 결과가 클래리티법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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