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7월 28일 17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이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차입 부담을 낮추고 있지만, 장부 밖에 가려진 1조원 규모의 공급자금융약정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자금융약정은 회계상 미지급금으로 분류되지만 단기 차입금에 가까워 이를 반영할 경우 차입금의존도가 신용등급 방어선인 40%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의 공급자금융약정 조달 규모는 최근 3년 새 급격히 불어났다. 2023년 2046억원이던 조달액은 2024년 6092억원, 지난해 8225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는 9793억원까지 확대됐다. 공급자금융약정은 금융기관이 협력사에 대금을 먼저 지급한 뒤 기업이 만기 시 은행에 상환하는 구조의 금융기법이다.
회계상으로는 미지급금으로 처리되지만 일반 매입채무와는 성격이 다르다. 기업은 금융기관에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결제 시점도 장기간 유예받기 때문에 사실상 은행 차입을 통해 외상대금을 결제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공급자금융약정을 단기 차입성 부채로 보고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재무지표만 보면 차입 부담은 완화되는 모습이다. SK지오센트릭은 2024~2025년 2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이 2023년 116.8%에서 올해 1분기 176.4%까지 상승했다. 반면 차입금의존도는 33.2%에서 30.4%로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이 AA급 신용도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40% 이하 기준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개선은 비핵심자산 매각 효과가 컸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3월 충남 당진 생산법인 원폴을 처분했고, 올해 1월에는 중국 닝보 합성고무 법인과 중국 상하이 FSK L&S 지분 34%도 매각을 완료했다. 확보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일부 상환하면서 단기 유동성 부담을 줄였다.
하지만 공급자금융약정까지 포함하면 그림은 달라진다. 올해 1분기 공급자금융약정 조달액 9793억원을 사실상 차입금으로 반영할 경우 차입금의존도는 4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현재 유지 중인 AA- 신용등급 방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신용평가사들도 공급자금융약정 규모와 증가 추이를 주요 모니터링 항목으로 관리하고 있다.
비핵심자산 매각 전략 역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현재 매물로 나온 사업 대부분이 수익성이 악화된 자산인 만큼 원하는 가격에 매각이 성사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매각이 지연되면 현금 유입은 늦어지고, 매각예정부채만 장기간 재무제표에 남아 재무 부담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 관계자는 "적자를 내는 사업을 파는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적기에 인수자가 나타날지가 가장 큰 변수"라며 "매각이 늦어질수록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함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도 공급자금융약정을 단순한 매입채무가 아닌 차입성 부채로 바라보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공급자금융약정은 물품대금 지급을 금융기관을 통해 뒤로 미루는 구조인 만큼 경제적 실질은 차입과 유사하다"며 "석유화학 업황 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력 약화와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를 감안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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