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넘어선 정체성의 성장…MCU 새 지평 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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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넘어선 정체성의 성장…MCU 새 지평 연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리뷰]

스포츠동아 2026-07-29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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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소니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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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히어로’와 ‘인간’ 사이에서 방황하던 소년이 마침내 자신의 완전한 궤도를 찾아낸다. 역대급 스케일의 액션과 묵직한 성장 서사, 그리고 마블 세계관의 거대한 확장을 유기적으로 엮어낸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스파이더맨4)다.

이번 영화는 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고 혼자가 된 피터 파커(톰 홀랜드)가 통제할 수 없는 변화와 새로운 위협에 맞서 진정한 히어로이자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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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을 끌어안은 성장…‘피터 파커’와 ‘스파이더맨’의 완전한 화해

이 작품의 가장 큰 성취는 히어로의 고독을 한 층 더 깊게 파고들면서도 감동적인 성장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모두의 기억에서 잊힌 피터 파커는 ‘스파이더맨’으로서 뉴욕시의 표창을 받으며 모든 시민의 사랑을 받는 히어로로 주목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골방으로 돌아오면 피터 파커로서의 그를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메이 숙모를 잃은 죄책감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서 스스로 외로움을 선택한 피터의 초반 모습은 묵직한 감정적 울림을 전한다.

하지만 영화는 이처럼 히어로와 한 개인으로서 분리되어 있던 두 정체성을 마침내 하나로 통합하는 피터의 성숙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별한 능력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결국 빌런이 된 진 그레이(세이디 싱크)가 “너는 피터 파커냐, 스파이더맨이냐”라는 물음에, 망설임없이 “나는 둘 다”라고 답하는 피터의 마지막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선언과도 같다. 거미 DNA의 폭주로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억제 장치에 의존하던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통증마저 극복하고 한 단계 진화한 힘을 깨닫는다. 이 장면은 히어로가 능력을 얻는 순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비로소 완성된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게 응축해낸다.

여기에 전작에서 한 팀으로 뭉쳤던 ‘1대 스파이더맨’ 토비 맥과이어와 ‘2대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가 남긴 유산을 자연스럽게 계승한 새로운 슈트 역시 인상적이다. 클래식한 질감과 소년 시절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은 피터가 걸어온 모든 시간을 품어내며, ‘스파이더맨’이라는 존재를 더욱 완전하게 완성한다.

사진제공|소니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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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미줄… 한계를 뛰어넘은 액션 스펙터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상징인 거미줄을 사용한 웹스윙 액션은 한층 진화해 놀라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DNA 변이를 거치며 기계 장치인 웹슈터 대신 신체에서 직접 거미줄을 뿜어내게 된 스파이더맨은 이전보다 훨씬 유기적이고 자유로운 움직임을 펼쳐 보인다. 단순히 화려해진 것이 아니라, 신체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액션이 한층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톰 홀랜드는 대부분의 고난도 스턴트를 직접 소화하며 캐릭터의 움직임에 압도적인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공중을 가르며 몸에 전달되는 반동과 속도감까지 치밀하게 계산한 웹스윙 시퀀스는 관객이 직접 뉴욕 상공을 활공하는 듯한 짜릿한 체험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영화는 전 세계 영화 최초로 제작된 천장까지 화면을 확장하는 4면 스크린X 포맷으로도 상영되는 바, 이 상영 포맷 관람을 통해 빌딩 숲을 가르는 웹스윙과 고공 낙하의 스릴을 더욱 강력하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특수부대 출신 자경단원 ‘퍼니셔’ 프랭크 캐슬(존 번탈)의 합류는 액션의 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스파이더맨의 날렵하고 유연한 공중전과 퍼니셔의 묵직하고 거친 화기 액션이 선명한 대비를 이루며 기존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쾌감을 만들어낸다. 스콜피온, 툼스톤, 부메랑, 타란툴라, 핸드 등 시리즈 사상 가장 거대한 빌런 군단은 물론 폭주하는 헐크(마크 러팔로)와의 격돌까지 이어지며 영화는 숨 돌릴 틈 없는 초대형 액션 스펙터클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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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열린 ‘엑스맨’의 문… 세이디 싱크가 선사하는 전율

이번 작품이 선사하는 가장 강렬한 충격은 마침내 ‘엑스맨’ 세계관과 본격적으로 맞닿는 순간이다.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졌던 새롭게 합류한 배우 세이디 싱크의 정체가 ‘엑스맨’ 시리즈 최강의 뮤턴트 가운데 한 명인 진 그레이로 드러나는 장면은 전율을 안긴다. 반경 10m 안에 있는 사람들의 정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조종하는 그의 압도적인 능력은 스파이더맨을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하지만 영화는 진 그레이를 단순한 악역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는 피터 파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 때문에 깊은 고독을 견뎌야 했던 또 다른 상처 입은 존재다. 서로의 외로움과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 두 사람의 관계는 영화에 예상치 못한 감정적 깊이를 더한다.

무엇보다 이 만남은 하나의 캐릭터 등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스파이더맨’과 ‘엑스맨’이라는 두 거대한 세계가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출발점이자 앞으로 뮤턴트들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어벤져스의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하게 만드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한 명의 히어로가 성장하는 이야기인 동시에 마블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거대한 프롤로그이기도 하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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