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포옛 감독에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원하는 또 한 명의 외국인 사령탑이 등장했다. 정체는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정식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6경기 임시 감독’이라는 까다로운 조건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벤투 측은 코치진 구성까지 마쳤다며 한국 대표팀 복귀를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6경기만 맡아도 된다”…공개 채용 기다리는 벤투
벤투 측 관계자는 29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벤투 감독이 6경기 임시 감독직도 수용할 의사가 있다. 이미 사단까지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아직 대한축구협회의 공개 채용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공고가 나오면 곧바로 지원하겠다는 것이 벤투 측 설명이다. 에콰도르의 관심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현재 벤투 감독이 가장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선택지는 한국 대표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을 향한 의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이 공석이 된 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이미 지원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4년간 지킨 ‘벤투볼’…카타르월드컵 16강의 기억
벤투 감독과 한국 축구의 인연은 2018년 시작됐다. 러시아월드컵을 마친 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후방 빌드업을 중심으로 한 ‘능동적인 축구’를 흔들림 없이 밀어붙였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경기력과 선수 선발을 둘러싼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자신의 철학을 꺾지 않았다. 그 결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의 12년 만의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대표팀을 떠난 뒤에도 선수들과의 관계는 이어졌다. 벤투 측 관계자는 그가 현재까지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등 카타르월드컵을 함께했던 주축 선수들이 여전히 대표팀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벤투 감독에게는 강점이다.
대표팀 환경과 선수들의 성향을 이미 파악하고 있어 준비 시간이 짧은 임시 감독 체제에서도 빠르게 팀을 정비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코치진 떠났지만…새로운 ‘벤투 사단’ 구성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코치진 문제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벤투 감독을 보좌했던 세르지우 코스타와 필리페 코엘류 등이 각자의 길을 걸으면서 기존 사단은 사실상 해체됐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복귀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코치진을 빠르게 구성했다.
벤투 측은 “포르투갈 내 입지가 굳건해 함께하겠다는 지도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단 6경기만 보장된 임시직을 위해 코치진까지 꾸렸다는 것은 한국행을 향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남은 A매치 6경기를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계획이다. 성과에 따라 2027 아시안컵과 2030 월드컵까지 동행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큰 자리임에도 벤투 감독은 도전장을 내밀 준비를 끝냈다.
포옛에 이어 벤투까지…선택지 넓어진 한국 축구
하루 앞서 거스 포옛 감독도 한국 대표팀 임시 사령탑 공개 채용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포옛 감독은 SBS에 “임시 감독도 괜찮다”며 올해 평가전에서 한국 축구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해 전북 현대를 K리그1과 코리아컵 정상으로 이끈 경험을 앞세워 한국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두 감독의 강점은 선명하다. 벤투는 대표팀을 4년간 이끌며 선수들과 전술 체계를 깊이 이해하고 있다. 포옛은 최근 K리그 현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했고 한국 선수들의 특성도 경험했다.
대표팀은 오는 10월 2일 베네수엘라, 6일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9월 A매치 2연전까지 포함하면 새 임시 감독에게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다.
불리한 계약 조건 탓에 외국인 지도자의 지원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포옛에 이어 벤투까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제 공은 대한축구협회로 넘어갔다.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의 재출발을 누구에게 맡길지, 공개 채용 과정과 최종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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