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도, 검증인 88만→62.8만명으로 29% 감축한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이더리움 스테이킹 프로토콜 리도(Lido)가 검증인(validator) 수를 3분의 1 가까이 줄이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리도는 7월 27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체 스테이킹 인프라 개편안인 “큐레이션 모듈v2(Curated Module v2, CMv2)”를 공개했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이더리움 전체 검증인 수는 약 88만 명에서 62만8000명 수준으로, 에포크(epoch)당 어테스테이션(attestation, 검증 메시지) 발생량은 약 29% 줄어들 것으로 리도는 추산했다. 스테이커(staker)가 별도로 취해야 할 조치는 없으며 변경은 모두 프로토콜 단계에서 이뤄진다고 리도는 밝혔다. 다만 마이그레이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제시된 수치는 리도의 자체 모델링에 기반한 전망치라는 점도 함께 강조됐다.
배경: 펙트라 하드포크가 열어준 대형 검증인 시대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펙트라(Pectra) 하드포크로 도입된 EIP-7251 규정을 실질적으로 구현한 대규모 사례로 평가된다. EIP-7251은 검증인의 최대 유효 잔액을 기존 32ETH에서 최대 2048ETH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위해 0x02 인출 자격증명(withdrawal credentials) 방식이 필요했다.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프로토콜 계층에서의 조율된 인프라 작업이 뒤따라야 했는데, 리도의 CMv2가 이 새로운 검증인 구조를 네트워크에 적용한 사실상 최대 규모의 단일 배포 사례로 꼽힌다.
리도의 큐레이션 모듈(Curated Module)은 2020년 프로토콜 출범 이후 리도 코어(Lido Core)에 스테이킹된 전체 ETH의 약 90%를 담당해온 핵심 모듈이다. CMv2는 이 모듈에 0x02 방식을 네이티브로 지원해, 기존 0x01 인출 자격증명을 쓰던 검증인 26만5000개 이상을 통합(consolidation) 방식으로 이전할 수 있게 했다.
핵심 변화: 검증인 88만→62만8000명, 복리형 비중 급증 / AI 생성 이미지
핵심 변화: 검증인 88만→62만8000명, 복리형 비중 급증
리도 블로그에 따르면 이번 통합으로 이자를 복리로 쌓는 “컴파운딩(compounding) 검증인”이 확보한 ETH 비중은 32.06%에서 52.21%로 뛴다. 그 결과 이더리움 전체 검증인 수는 약 88만 명에서 약 62만8000명으로 줄고, 에포크당 검증 메시지량은 약 2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감소 효과는 리도 내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검증인 수와 메시지량 축소는 이더리움 합의계층(consensus layer)에서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반면 실행계층(execution layer) 활동, 즉 트랜잭션 처리나 가스비 수준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전했다. 리도 소속으로 소개된 트위터 계정 구사코프(gusakov.eth)는 7월 28일(현지시각) “모든 큐레이션 검증인이 통합되면 이더리움 전체 검증인이 3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파이널리티(finality, 블록 확정)가 이렇게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CMv2는 두 단계로 나눠 적용된다. 현재 가동 중인 1단계는 0x02 검증인 지원, 운영자 분류 체계, 본드(bond) 기반 보안 장치, 간소화된 거버넌스를 포함한다. 개발 중인 2단계는 유동적인 스테이크 분배, 운영자별 맞춤 수수료, 위반 시 제재를 부과하는 스트라이크(strike) 체계를 도입해 시장 주도형 운영자 순위 모델로 나아갈 예정이다.
운영자 경제 구조 개편: 평판에서 담보 기반으로
기존 큐레이션 모듈은 운영자의 평판에 의존해왔다. 성실 운영을 기대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보상하도록 요구했지만, 이를 강제할 잠긴 담보(locked collateral)는 없었다. CMv2는 여기에 ETH 담보 본딩과 공식 페널티 체계를 더해 성능 저하, 다운타임, 슬래싱(slashing), 실행계층 보상 위반 등에 실질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새 운영자 분류 체계인 “노드 운영자 유형 프레임워크”는 운영자를 지역·클라이언트 다양성에 기여하는 “탈중앙화 운영자”, 자본 참여와 오라클·예치 보안위원회 활동 등을 수행하는 “추가 기여 운영자”, 이더리움 합의·실행계층 클라이언트 개발자인 “공공재 운영자”로 나눠 관리한다. 리도 블로그에 따르면 클라이언트 개발팀 7곳이 큐레이션 노드 운영자로 편입됐으며, 7월 1일 기준 이들이 누적으로 받은 스테이킹 보상은 8710stETH, 약 2100만 달러 규모다.
거버넌스 부담도 줄어든다. 기존에는 온체인 다오(DAO) 투표가 필요했던 일상적 행정 업데이트가 이제는 운영자와 큐레이션 모듈 위원회에 권한이 위임된다. 다만 다오는 운영자 구성과 핵심 파라미터에 대한 권한, 오버라이드·거부권은 그대로 유지한다.
기관 자금 유입과 거버넌스 확대 흐름
이번 업그레이드는 리도가 올해 기관·개인 스테이킹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흐름과 맞물려 있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은 최근 자사 기관용 플랫폼에 리도를 통합해, 고객이 규제 커스터디(custody) 환경을 벗어나지 않고도 래핑된 스테이킹 이더(wstETH)를 발행·소각할 수 있도록 했다. 앵커리지 디지털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네이선 매콜리(Nathan McCauley)는 유동적 스테이킹이 운영 복잡성을 줄이면서도 자산을 규제된 커스터디 안에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기관 참여의 중요한 축이 됐다고 말했다.
리도 에코시스템 재단(Lido Ecosystem Foundation)의 기관 관계 총괄 킨 길버트(Kean Gilbert)는 스테이킹 인프라와 규제 프레임워크가 성숙해지면서 커스터디 기반 스테이킹에 대한 기관 수요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리도는 스마트 컨트랙트 감사에 4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고, 독립 기관 크레도라(Credora) 등으로부터 A+ 보안 등급을 받았으며 2020년 출범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 익스플로잇(exploit) 없이 운영되고 있다. 또 리도는 900개 이상의 노드 운영자에 스테이킹된 ETH를 분산하고 있고, 단일 운영자가 네트워크의 1% 이상을 담당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3월 리도 다오는 자체 거버넌스 토큰 LDO가 프로토콜의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재무고에서 최대 1만stETH를 투입해 LDO를 사들이는 1회성 바이백을 제안했다. 매입은 1000stETH 단위로 나눠 집행하고 각 트랜치마다 토큰 홀더 투표를 거치도록 설계됐다. 당시 다오는 리도가 약 23%의 시장점유율로 이더리움 최대 유동적 스테이킹 프로토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2025년 프로토콜 매출은 23% 감소한 405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운영비는 전년 대비 13% 개선됐고, 프로토콜이 가져가는 수수료율(take rate)은 5%에서 6.11%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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