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산환수청 설립안 의결…오르반 시절 불법 공공자금 환수 임무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16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헝가리가 오르반 빅토르 전 총리 재임 기간 불법으로 사용된 공공자금을 환수할 '슈퍼' 반부패 기관을 설립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이날 새 정부가 제출한 국가자산환수청 설립안을 의결했다. 머저르 페테르 총리는 지난 4월 총선 승리 직후부터 반부패 감시 기관 설립을 추진해왔다.
국가자산환수청은 다른 기관이 착수한 부패 수사를 넘겨받을 수 있고 기밀 금융자료에도 접근할 수 있다. 수사를 방해하면 최대 50억 포린트(약 230억원)의 벌금을 직접 부과할 수도 있다. 자산 환수를 위한 민사 소송도 주요 기능으로 법안에 명시됐다. 부당하게 취득한 공공재산을 보유한 기업을 일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경찰·검찰과 금융당국의 수사권을 포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슈퍼 사정기관인 셈이다.
오르반 전 총리의 재임 기간 헝가리는 사법 독립성과 법치주의가 퇴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기간 헝가리는 국제투명성기구의 연례 부패인식 지수에서 유럽연합(EU)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EU는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0억 유로(약 34조원)의 지원금을 동결했다. 최근 헝가리 정부는 오르반 전 총리 집권 기간 부패에 따른 비용이 1천940억 달러(약 29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머저르 총리는 반부패 청산 방침을 이탈리아 정부의 마피아 척결 정책과 비교하며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오르반 전 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된 대통령 등 고위직을 축출하고 전 정부에 편향됐다는 이유로 공영방송 송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머저르 총리가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적폐 청산을 서두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여론조사업체 메디안 조사에 따르면 여당 티서당 지지율은 한 달 만에 5%포인트(p) 하락한 68%를 기록했다. 머저르 총리는 최근 여성 체스 그랜드마스터 폴가르 유디트에 대통령직을 제안했지만 폴가르는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rock@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