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시리아 유학생' 압둘와합, 독재정권 쫓겨난 모국 금의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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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시리아 유학생' 압둘와합, 독재정권 쫓겨난 모국 금의환향

연합뉴스 2026-07-28 21:49: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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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지원 '헬프코리아' 설립, 2020년 한국 국적도 취득

내전 끝나고 외교관으로 발탁…"한국서 많이 배웠다"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 1호 시리아 유학생'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 1호 시리아 유학생'

압둘 와합 알무함마드 아가 주일본 시리아대사대리[인스타그램 @wahabaga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마스쿠스=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한국에 유학온 첫 번째 시리아인으로 이름을 알렸던 압둘 와합 알무함마드 아가(43)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축출된 후 새 정부의 고위 외교관으로 발탁됐다.

28일(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아가는 최근 일본 수도 도쿄에 주재하는 시리아대사관에 대사대리로 배치돼 업무를 시작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29일 그가 오니시 요헤이 외무성 정무관을 예방했다며 이들이 함께 선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리아 명문 다마스쿠스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아가 대사대리는 2009년 한국에 들어와 동국대 법학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당시 북한, 러시아, 이란 등과 밀착하면서 한국과는 수교하지 않았던 시리아에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일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 2011년 3월 '아랍의 봄' 여파로 시리아에서 반정부시위가 벌어지고, 이를 독재정권이 유혈 진압하면서 발생한 내전이 장기간 이어지자 아가 대사대리는 모국에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다행히 가족은 시리아 인접국 튀르키예로 출국해 화를 피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시리아 난민을 돕는 시민단체 '헬프시리아'를 세운 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서며 이름을 더 알렸다. 본명 성씨가 한국인이 발음하기에 힘들다며 '압둘와합'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2020년 10월에는 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한국인이 됐고, 그 때 한복을 선물받았다며 공개석상에 입고 나선 적도 있다.

대사대리 부임한 압둘와합 대사대리 부임한 압둘와합

[일본 외무성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가 대사대리는 2024년 12월 수니파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파죽지세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고 알아사드를 쫓아낸 이후에도 대외 활동을 계속했지만, 한국과 시리아 새 정부가 전격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듬해 4월을 전후해 한 강연 행사를 끝으로 국내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한동안 행적이 묘연하던 아가 대사대리는 작년 12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호텔에서 목격됐다. 그는 한국·시리아 비즈니스포럼 행사장에서 시리아 외교부 직원임을 나타내는 독수리 문양 배지를 가슴에 달고 한국 대표단을 안내하는 모습이 연합뉴스에 목격됐다.

아가 대사대리는 직항편이 없는 시리아에 여러 나라를 거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는 한국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 지역이어서 한국 국적을 갖고 무단 입국할 경우 한국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같은 위험을 무릅쓰고 모국에서 기회를 잡은 셈이다.

아가 대사대리와 친분이 있는 한 외교관은 "잠도 줄여가며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을 보면 향후 한국에 개설될 시리아대사관에서 근무할 기회도 생길 수 있지만, 한국 법률이나 국제법을 고려하면 사실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론상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주재국의 복수국적을 유지한 상태라도 주재국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는다면 외교관으로 파견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상충되는 두 개의 집단에 대한 '이중 충성'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상대방이 아그레망(사전 동의)을 내주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가 한국 국적을 아직 유지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가 대사대리는 올 4월 일본 도쿄로 자리를 옮긴 후에야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2025년 9월 시리아 아프리카·아시아·오세아니아국 동아시아과에 임명됐다"고 주변에 소식을 알렸다.

지난 18일에는 "주일 시리아대사관 외교공관장에 부임했다"며 "16년 넘게 한국에서 생활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따뜻한 사랑도 많이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이룬 발전과 경험을 시리아에 잘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압둘와합 한국에서 활동하던 시절의 압둘와합

[인스타그램 @wahabaga 재판매 및 DB 금지]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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