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짧고 간단한 피서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휴가를 내고 멀리 떠나는 대신 점심시간이나 반차를 활용해 회사와 가까운 전망대나 수변공간, 도심 물놀이장 등을 찾아 잠시 더위를 식히는 식이다. 오피스 상권과 인접한 도심 속 휴식공간이 새로운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점심시간 힐링 즐기고 반차 내고 가족 나들이…'도심 속 짧은 피서' 즐기는 요즘 직장인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접근성이 좋은 도심 피서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지난 6일 개방한 서울시청 하늘전망대를 소개한 영상 콘텐츠의 경우 인스타그램에서 조회수 42만회를 기록했으며 서울 썸머비치 관련 영상 콘텐츠도 35만회 가량의 조회수를 올렸다. 이들 장소의 공통점은 광화문이나 시청, 여의도 등 주요 오피스 밀집 지역과 인접해 있는데다 지하철역에서 도보 10분 내외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르데스크는 SNS 상에서 도심 속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하늘전망대, 정동전망대, 서울 썸머비치, 샛강 수변공간 등을 차례로 찾아봤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서울시청 본관 9층에 위치한 하늘전망대였다. 이곳에선 덕수궁과 서울광장, 광화문, 북악산 등 서울 도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냉방시설과 소파 등이 마련돼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는데 그 중에는 점심시간 짧은 휴식을 목적으로 찾은 직장인들이 유독 많았다.
전망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앞에는 20분가량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로 많은 방문객이 몰려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김선희 씨(55·여)는 "서울의 탁 트인 풍경을 시원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며 "접근성이 좋아 시간도 많이 들지 않고 심적인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에 자리한 정동전망대를 찾았다. 전망대와 연결된 카페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는데 점심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잠시 창밖을 바라보는 인근 직장인들이 유독 많았다.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는 인턴 강민수 씨(21·남)는 "점심시간 직후나 일에 집중이 안 될 때마다 전망대를 찾아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숨을 돌린다"며 "시원한 환경에서 탁 트인 풍경을 보면 저절로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에 조성된 서울 썸머비치는 직장인들의 연차 또는 반차 코스로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이곳에는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찾은 직장인들이 많았다. 수영장과 모래놀이터, 휴게공간 등이 마련돼 있어 도심 속에서도 휴양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직장인 이고은 씨(36·여)는 "평소 육아와 재택근무를 병행해 피서지를 갈 시간이 부족한데 광화문 광장은 익숙한 지역이고 접근성이 좋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었다"며 "가족들과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샛강 수변공간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색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9호선 샛강역에서 도보 5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이곳 역시 인근 직장인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호민 씨(가명·여)는 "과거에는 고연령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가족 단위나 직장인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며 "도시락을 싸와서 물에 발을 담그고 먹으면 꽤 흥미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됨에 따라 앞으로 접근성이 좋은 도심 휴식공간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멀리 떠나는 것이 피서였다면 최근에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가까운 곳에서 더위를 피하는 '효율적인 피서'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며 "실제로 가까운 휴식공간에서 잠시 쉬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짧은 시간에 더위를 식히고 심리적 회복을 얻을 수 있는 도심 휴식공간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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