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져 나가는 수도권 전력망…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정책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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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져 나가는 수도권 전력망…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정책 전환 시급”

이데일리 2026-07-28 18: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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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인공지능(AI) 확산과 메가프로젝트 등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따른 대규모 전력 수요가 현실화하면서 전력망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계통 포화가 심화되고 신규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수용에도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전력망 안정성은 물론 국가 AI 경쟁력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를 지역으로 분산하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넌에 건설 중인 49.5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넌에 건설 중인 49.5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 (사진=연합뉴스)


28일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이 발표한 ‘해외 데이터센터 분산화 정책 추진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는 수도권 계통 포화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2024년 8월부터 2025년 6월까지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 290건 가운데 195건(67%)이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계통 접속이 가능한 사업은 4건(2%)에 불과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도권 전력망의 수용 여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도권의 전력 수급 구조도 이러한 한계를 보여준다. 현재 서울의 전력자립률은 12% 수준에 불과해 필요한 전기의 대부분을 외부 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다.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되는 반면 생산 기반은 부족한 구조가 고착화돼 계통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규모를 18.4기가와트(GW)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지만, 수도권 계통 포화와 송전망 확충 지연이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문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입지 경쟁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수도권은 인터넷교환센터(IX), 백본망 등 통신 인프라와 전문 인력, 정주 여건 등에서 강점을 갖추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은 전력과 토지, 용수 확보가 쉽고 재생에너지 활용과 세제 혜택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통신망과 정주 여건이 부족해 기업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비대칭적 입지 구조’가 고착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전력 공급 여건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입지 분산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 방안을 마련한 뒤 본격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분산에너지특화지역(분산특구)을 지정하고 전력계통영향평가 간소화, 분산 편익 인센티브, 전력 직접거래 허용 등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보고서는 해외 주요국처럼 전력요금 차등에 더해 세제 감면, 송전망 선제 구축,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 복합적인 지원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전문가들도 데이터센터 분산 정책에는 ‘당근과 채찍’이 함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수도권에는 계통 접속 기준 강화와 비용 부담 확대 등 규제를 적용하고, 비수도권에는 통신망 구축과 세제 지원, 투자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현우 선임연구원은 “AI 시대 데이터센터는 국가 디지털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송전망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입지 정책과 요금 체계, 인프라 지원을 연계한 데이터센터 분산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우리나라는 수도권 전력망이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며 “지역별 차등 요금제와 분산특구 같은 유인책에 더해 계통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와 관리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인프라 투자와 재정 지원, 규제를 병행하며 기업의 입지 선택을 바꾸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비대도시권 데이터센터 신설 시 투자비의 각각 최대 50%, 20%를 지원하며, 아일랜드와 프랑스 등은 재생에너지 조달 의무화나 폐열 재활용 감면 혜택 등 강력한 인센티브와 규제를 적용 중이다. 미국, 스웨덴 등도 지역별 차등 요금제와 송전망 부담금 신설을 통해 지방 이전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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