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실종이 스펙지상주의 때문? 기성세대는 상상 못할 청년들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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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실종이 스펙지상주의 때문? 기성세대는 상상 못할 청년들의 속내

르데스크 2026-07-28 17:06: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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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년세대의 연애 포기·기피 문제 원인을 두고 '능력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 등 기형적인 세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가운데 정작 당사자인 청년들 사이에선 유독 '개인 탓'이라는 주장이 많아 주목된다. 대다수의 청년들은 연애를 포기하거나 늦추는 것은 변화한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개인의 선택일 뿐 특정 사안이나 사회 구조적 문제에 의한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았다. 쉽게 말해, 청년 개개인의 연애 유무는 어디까지나 개인 판단에 의한 결과일 뿐 사회가 나서서 개선하고 할 만한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청년 10명 중 7명 비연애 상태…지역 상관없이 비연애 비율 비슷, 이유도 동일

 

지난해 2월 데이터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4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10명 중 7명은 비연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는 71.7% 수준이었다. 비연애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연령대 별 비중은 20대 61.1%, 30대 72.6%, 40대 81.5% 등이었다. 특히 20대 응답자 중 29.8%는 연애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이른바 '모태솔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 지난해 2월 데이터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전국 만 20~49세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청년 10명 중 7명은 비연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캠퍼스 축제 현장. [사진=연합뉴스]

 

조사 범위를 축소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지난 4월 동국대학교 학보사에서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응답자 102명 중 64.7%가 '연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연세대학교 학보사에서 소속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연애 중이라는 응답자 비율은 61.7% 수준이었다. 부산대 학보사에서 재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역시 비연애 중인 응답자 비중은 55.4%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청년들의 연애 유무가 지역과는 무관하다는 방증이다.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전국 단위나 개별 학교 단위나 설문조사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앰아이(PMI)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로 ▲연애에 대한 관심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37.8%) ▲연애할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35.6%) ▲데이트 비용 및 결혼 등 경제적 부담을 피하고 싶다(16.5%) ▲학업·일이 더 중요하다(8.9%) 등이 언급됐다.

 

각 대학교 조사에서도 일부 비율의 차이는 있었지만 언급된 내용은 ▲아직 마음 맞는 이성을 만나지 못했다 ▲연애 자체에 대한 필요성이나 흥미가 없다 ▲시간적·심리적 여유가 없다 ▲데이트 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 된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잘 안 되고 있다 등으로 전국 단위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대부분 사회 구조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사정에 가까운 이유들이다.

 

"연애 유무는 100% 개인 의지, 스펙지상주의·외모지상주의는 결과론적 해석"

 

▲ 대다수의 청년들은 연애를 포기하거나 늦추는 것은 변화한 사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개인의 선택일 뿐 사회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현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캠퍼스를 걷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르데스크

 

르데스크가 직접 만난 청년들의 반응은 더욱 직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대학생 이주하 씨(22·여·가명)는 "신입생 때 만난 남자친구와 1년 좀 넘게 연애를 하다가 2학년 2학기 쯤 헤어진 후로 줄곧 솔로로 살고 있다"며 "지금은 휴학 중이고 내년에 복학하면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솔직히 누굴 만나고 할 시간도, 심리적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마음만 먹으면 쉽게 취업이 되고 내 집도 사고하는 시대가 아니지 않나"라며 "요즘에는 연애도 열심히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일종의 보상 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래서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연애를 못 한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일갈했다.

 

직장인 박영훈 씨(29·남·가명)는 "결론부터 확실하게 말하면 연애 실종, 그건 개인 탓이지 결코 누구의 탓도 아니다"며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연애할 사람은 하고 안 하는 사람은 안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러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냉정하게 따져서 본인이 그만큼 스펙이나 외모, 아니면 또 다른 매력에 온 정성을 다했는지 되묻고 싶다"며 "누구든지 입장을 바꿔서 100만큼 노력하면 살았는데 가장 가까운 사람, 혹은 평생의 반려자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50 밖에 노력하지 않고 살았다면 과연 납득이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장서준 씨(24·남·가명)는 "우리 사회가 언제부턴가 정말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말하는 사람만 돌을 맞는 사회가 된 것 같다"며 "당장 연애 문제와 관련해서도 솔직하게 말하면 각종 혐오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을 퍼붓기 일쑤다"고 말했다. 이어 "술자리 같은 사석에서 동성 친구들끼리 하는 말이지만 '남자든 여자든 연애하려면 외모·능력 둘 중에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하지 않나"라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인종이나 집안배경 같이 불가항력적인 것도 아니고 요즘 같은 세상에 저 두 가지 중 하나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조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능력 있는 사람이나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연애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현실이 이런데 연애를 하고 안 하고를 누구 탓을 하나"라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은 최근 청년들의 비연애 현상은 시대 변화에 따른 개인의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결과인 만큼 이를 특정 사회 문제로 단정하거나 억지로 원인을 꿰맞춰 불필요한 논란을 키울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앞 모습. [사진=연합뉴스]

 

직장인 양지은 씨(31·여·가명)는 "내 기준에서 연애 유무는 100% 개인 문제다"며 "간혹 외모지상주의, 스펙지상주의 이런 말들을 해대면서 세상 탓, 사회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럼 주변에 연애하고 결혼하는 사람들은 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연애 역시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고 더욱이 나 뿐 아니라 상대방의 인생까지 걸린 일이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수반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다"며 "요즘 청년들 대다수는 다 그걸 알기 때문에 조건이나 자격을 갖출 때까지 미루거나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간혹 가만히 앉아서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 남들보다 자신을 위해, 또 다른 사람을 책임지기 위해 노력했는지 스스로 물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최근 청년들이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은 시대가 흐르면서 개개인의 환경과 생각이 변했기 때문일 뿐 억지로 다른 이유를 꿰어 맞춰 불필요한 논란이나 문제를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연애와 결혼이 하나의 사회적 의무처럼 여겨졌다면 지금의 청년세대는 자신의 삶의 만족도와 우선순위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연애를 하지 않는 현상을 무조건 사회 구조적 문제나 특정 세대의 병리적 현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개인의 가치관과 선택이 다양해진 결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애를 하고 싶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미루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연애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이를 획일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청년들이 연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지만 결국 개인이 자신의 상황과 삶의 방향성을 고려해 내리는 선택이라는 점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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